국제 국제일반

日 "라인야후, 네이버 의존↓ 소뱅 관여↑ " 이례적 구두요청 왜?

메신저 라인 정보 유출 행정지도서

"韓 네이버에 지나친 의존이 원인"

64% 지분 쥔 네이버·SB 합작사서

SB관여 높여 자본관계 재검토 요구

야후, 네이버 제공엔진 대체 가능성

행정 사용 많아 사회 기반으로 정착

"경제안전보장상 판단 반영" 해석도





일본 총무성이 ‘라인야후’의 이용자 정보 유출과 관련해 핵심 주주인 ‘소프트뱅크(SB)의 자본 관여를 더욱 강하게 하라’는 이례적인 구두 요청에 나섰다. 또 다른 주주이자 업무 위탁처인 한국 네이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행 체제가 정보 관리의 안전 확보를 가로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본 언론들은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를 의미하는 이번 요구에는 경제 안보에 대한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전날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LINE)’의 이용자 정보 약 51만 건이 유출된 사안과 관련해 행정 지도를 내리면서 “한국 인터넷 대기업 네이버의 관리 감독이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 라인 야후는 일부 시스템의 개발·운용·보수를 네이버에 위탁하고 있는데 지나친 의존이 관리 부실과 정보 유출 등의 부작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라인야후는 위탁사인 네이버(의 자회사)를 감독해야 하지만, 네이버가 라인야후의 대주주이기도 해 사실살 ‘위탁처로부터 조직적·자본적 지배를 받는 상황’에 놓여 안전 관리가 곤란했다고 지적했다. 라인야후 주식은 네이버와 SB가 반씩 출자해 세운 A홀딩스가 64.4% 보유하고 있다. 이에 총무성은 위탁을 재검토하거나 소프트뱅크가 관여를 더 강하게 하는 형태로 자본 관계를 바꿀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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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성은 조사 결과 라인야후가 업무 위탁을 적절히 관리 감독하지 않고 있었고, 이는 네이버에 대한 ‘강한 의존 관계’ 때문이라고 전했다. 일부 시스템이 네이버와 공통의 인증 기반을 써 정보 유출을 초래했다며 ‘공통 시스템의 분리’나 ‘업무 위탁 재검토’를 요구했다. 마쓰모토 다케아키 총무상은 약 1억 명이 이용하는 라인 애플리케이션의 정보 유출을 “중대한 사안”이라고 보고, 개선이 보이지 않을 경우 보다 더 강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총무성은 이날 미야카와 준이치 SB 사장도 불러 “라인야후로부터 (자본관계 수정 관련) 요구가 있으면 적절히 검토해달라”고 구두 요청했다. 재발 방지책 요구와 보고 요청 등을 넘어 기업의 경영 체제에 관련된 내용까지 구두 요청한 것을 두고 일본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강제력 없는 구두 요청이지만, 지배·자본 관계를 특정해가며 사실상 개선을 압박한 것이기 때문이다. 총무성은 이번 행정 지도에서 “기술적인 분리 조치 등을 강구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하며 네이버와의 관계 재검토를 강조했다. 아사히신문은 “야후 검색은 미국 구글과의 계약 기간이 내년 3월로 종료되기 때문에 네이버가 제공하는 검색 엔진으로 대체할 가능성도 점쳐진다”며 “관계 재검토 요구에는 경제 안전 보장 상의 판단도 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라인 메신저가 일본 지방 지자체 등이 각종 신청이나 결제에 사용하는 중요한 사회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점도 총무성의 엄격한 행정지도의 배경으로 꼽힌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라인야후는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서 특정 사회기반사업자로 지정돼 있어 정보 관리의 허술함은 리스크가 된다”며 “집권 자민당 내에서는 라인야후의 경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자본 관계 재검토가 진척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SB의 운신의 폭이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닛케이는 “라인야후의 시가총액은 약 3조엔으로 SB가 A홀딩스 지분 보유 비율을 높이려면 1000억엔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사이버 대책 강화를 위한 SB의 고액 투자가 시장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전망할 수 없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자본관계 개편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라인야후는 지난해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해 제삼자의 부정한 접근이 있었다”며 “라인 앱 이용자와 거래처, 종업원 등 개인 정보 44만 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네이버 클라우드와 함께 업무를 위탁하고 있는 회사 직원이 사이버 공격을 받았고, 이를 계기로 네이버와 일부 시스템을 공유하는 라인야후에도 피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후 조사에서 추가 유출 가능성이 제기돼 피해 규모는 총 51만여 건으로 늘었다. 이에 앞선 지난해 8월에는 야후가 검색 서비스 이용자 위치 정보 등을 충분한 설명 없이 네이버에 건넸다며 총무성이 행정 지도를 시행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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