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잃어버린 30년' 짙은 그림자…日국민 10명중 8명 "경기 개선 체감 못한다"

일본 주가, 버블경제 넘어 최고치에도

실물경제 '잃어버린 30년' 탈출 어려워

76% "실질임금 상승 실현 안 될 것"

일본 도쿄의 아이 돌보는 여성과 직장인. 연합뉴스일본 도쿄의 아이 돌보는 여성과 직장인. 연합뉴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가 최근 1989년 버블경제 시기 기록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정작 일본 국민 대다수는 경기 개선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HK가 지난 8일부터 사흘 동안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인 10명 중 8명 이상은 경기가 좋아진다는 느낌이 "별로" 또는 "전혀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주식시장에서는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을 탈출했지만 실물경제까지는 아직 온기가 미치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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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도 장기 침체와 만성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알고 실질 임금 상승을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해당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76%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정책대로 물가 상승분을 뛰어넘는 임금 인상이 실현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며 현재 경제에 대한 냉소주의를 드러냈다. 실현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1%에 그쳤다. 일본의 최저임금은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올해 주요국의 최저임금을 엔화로 환산해 보면 일본의 최저임금(1004엔)은 한국(1080엔)보다 낮다.

이에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連合·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산하 노조들이 올해 임금 협상에서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평균 5.85%의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나서 결과가 주목된다. 지난해보다 1.36% 포인트 증가한 5.85%인데, 이는 1994년 춘투(5.40%)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본급 인상에 정기 승급분을 합한 평균 임금 인상 요구액은 지난해보다 4268엔(약 3만8000원) 늘어난 1만7606엔(약 15만8000원)이었다. 올해 춘투에서 대기업 사측이 노조 임금 인상 요구안에 답변하는 '집중 회답일'은 13일이다.

전체 고용의 70%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임금 협상은 대기업 회답일 이후 본격화한다. 조합원 수 300명 미만 중소기업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률도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보다 1.30% 포인트 증가한 5.97%에 달했다. 앞서 지난해 춘투에서는 렌고 산하 노조는 평균 4.49%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으며 최종적인 평균 임금 인상률은 3.58%였다.

한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일본 정부가 계속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이 58%, 반대가 25%로 집계됐다. 일본 정부는 융자를 포함해 약 1조8000억 엔(약 16조8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표명한 바 있다. 해당 여론조사는 일본 전국의 18세 이상 성인 256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방식은 컴퓨터로 번호를 임의 조합해 유·무선 전화를 거는 'RDD 방식'을 채택했다.응답률은 47%로 총 1206명의 답변을 토대로 작성됐다. 한편 이날 닛케이 평균 지수는 반도체 등 종목 매도가 확산하며 일시적으로 500엔 이상 떨어졌다.


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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