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선수 황의조(31·알라니아스포르)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형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는 14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황씨는 유명한 국가대표 축구선수이므로 그런 피해자의 성 관련 영상 사진을 인스타에 유포할 경우 특성상 피해자의 사진과 영상물이 무분별하게 퍼질 것임을 알았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성 관련 영상을 퍼뜨릴 것이라고 협박했다”며 “그뿐만 아니라 끝내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결국 그 영상들이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내외로 광범위 유포되는 결과를 초래해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수사단계에서 법정 이르기까지 상당기간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기관에서 범행 관련 휴대폰을 초기화해 증거조사를 방해했는바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도 “피고인이 뒤늦게라도 이 사건 각 범행 자백하고 있고 그동안 아무런 전과가 없었고 SNS 게시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피해자인 황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렵고 피해자 중 황씨와 합의해 그가 선처를 구하고 있는 점 등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작년 6월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고 주장하면서 황씨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동영상을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황씨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 주장한 혐의로 12월 8일 구속기소됐다.
황씨에게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 ‘기대하라’며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재판에 이르기까지 해킹 가능성을 주장하며 혐의를 줄곧 부인하다가 지난달 20일 범행을 자백하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재판부에 냈다. 선고 전날엔 법원에 2000만원을 형사 공탁했다.
한편 지난 6일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황씨의 불법촬영 혐의 피해자이자 형수 A씨의 유포·협박 피해자이기도 한 여성 B씨는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B씨는 “(검찰의) 징역 4년 구형 너무나 짧다”며 “내 고통은 가해자가 나온 뒤에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황씨 역시 불법촬영 혐의 피의자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일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