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정권 심판 벨트’ 중 하나인 대전과 충북 청주를 방문해 중원 공략에 나섰다. 이 대표는 국책 연구기관이 밀집한 대전에서 윤석열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논란을 부각시켰고 청주에서는 ‘오송지하차도 수몰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정부의 재난 대응 부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시당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중구청장 후보자 연석회의 및 필승 결의대회’를 열고 ‘R&D 예산이 곧 대전의 민생’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그는 “과학기술은 대전 경제 그 자체”라며 “이 정권은 폭력적 예산 삭감으로 대전의 오늘과 대한민국의 내일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부겸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과거 어느 정부도 하지 않았던 R&D 예산 삭감을 단행했다가 이제는 케이스별로 알아서 늘려주겠다고 약속을 한다”면서 “국가 예산이라는 것이 대통령 한 분의 의지에 따라서 막 늘어났다가 줄었다가 할 수 있는 부분이냐”고 거들었다. 회의를 마친 뒤 대전의 구도심 번화가인 중구 으능정이거리를 찾은 이 대표는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이미 연구단지 주변 상권들이 줄줄이 타격을 입고 있다”며 “정치는 결국 국민이 하는 것임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후 세종을 찾아 국민의힘이 제기한 김포의 서울 편입 정책을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세종을 제2의 행정수도로 키우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고 되레 서울만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서울로 점점 더 몰아주려고 김포를 서울로 만든다는 해괴한 소리를 하는 이상한 정권이 있다”면서 “서울은 폭발 직전이고 지방은 인구 소멸로 사라질 위기인데 계속 수도권으로 집중시키면 이 나라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시를 만든 정권이 민주당 정권”이라며 “지방분권을 열심히 추진해온 민주당만이 국가균형발전을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뒤이어 청주로 이동해 시청 임시청사에 마련된 오송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참배하고 유가족·생존자와 간담회를 했다. 이 대표는 “오송참사는 사후 대처에 매우 심각한 결함이 있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도 이뤄지지 못했고 책임자들에게 엄중한 책임도 묻지 못했다”며 “더 이상 이런 사건들이 재발하지 않도록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는 노력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찍’ 논란으로 사과했던 이 대표는 이날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이라는 당명 대신 1번과 2번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세종에서 “1번(민주당)을 찍지 않는 것은 곧 2번(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살 만하다’ 싶다면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