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해변에 떠내려 온 한 바다 생물에 대해 전문가들이 절대 만지지 말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BBC, NBC뉴스 등 외신들은 올봄 미 텍사스 해변에서 일명 ‘블루 드래곤’으로 알려진 파란갯민숭달팽이가 자주 목격되고 있다고 전했다. 1인치 크기(약 2.5cm)의 파란색과 은빛이 섞인 색깔을 지닌 신비로운 이 작은 생물은 수영을 잘하지 못해 해류를 따라 이동하는데, 봄철에 남동풍이 강해지면서 바람과 해류에 의해 텍사스 해변까지 떠밀려온 것으로 보인다.
바다 민달팽이의 일종인 블루 드래곤은 물 위에 살며 마치 배영을 하듯 거꾸로 떠다닌다. 해파리 등 독이 있는 생물을 잡아먹어 체내에 독을 그대로 쌓아뒀다가 위험에 처하면 내뿜는 게 특징이다.
촉수를 통해 독소를 흡수하고 필요할 때 방출하는데, 특히 위협을 느끼면 물속에서 침을 쏠 수 있으며 해변에 올라와 죽은 후에도 독성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이 생물과 접촉했다가 쏘일 경우 심각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블루 드래곤에 쏘였을 때 통증과 접촉성 피부염, 메스꺼움, 구토, 심한 경우 호흡 곤란이 일어날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한 경우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해양 생물학자 제이스 터넬은 “사람들이 실수로 블루 드래곤을 밟거나 집었다가 쏘였다는 이야기는 정말 많다”며 “쏘이면 즉시 알게 될 것이다. 엄청난 고통이 수반되고 누군가 바늘로 피부를 긁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통증은 최대 3시간까지 간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쏘였을 경우 식초나 따뜻한 물을 쏘인 부위에 부어주되 바다에 들어가거나 모래로 문지르지 말라고 조언했다.
BBC는 “신비한 동물들로 뒤덮인 해변의 풍경이 마법처럼 느껴지겠지만, 실은 불청객이 찾아온 것”이라며 “포켓몬을 닮은 아름다운 생명체를 발견한다면 절대 만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블루 드래곤은 대서양·태평양·인도양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점차 서식지가 확장되고 있다. 남아프리카의 동부 및 남부 해안, 유럽 해역, 모잠비크 근처, 호주 동부 해안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기후변화와의 연관성은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기후변화가 한 요인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터넬은 “기온이 따뜻해지면 블루 드래곤의 서식 범위가 점점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