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사실상 반대를 표명한 가운데 US스틸 대주주가 인수 지지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US스틸의 대주주인 미국 헤지펀드 펜트워터캐피탈은 데이비드 지린(David Zirin) 최고운영책임자(COO) 명의의 성명에서 “일본제철은 US스틸의 인프라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를 약속하고 있으며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한다”며 “인수는 US스틸의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유익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 제철의 US스틸 인수 제안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펜트워터캐피탈은 지난해 말 기준 US스틸 주식 5%를 보유한 4위 주주다. 이번 성명은 닛케이의 인수 관련 문의에 펜트워터캐피탈이 답변 차원으로 내놓은 것이다.
닛케이는 이 같은 성명 내용을 전하며 “고용이 위협받는다며 매수에 반대하는 전미철강노조(USW)와는 다른 의견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염려를 나타낸 배경에는 USW의 반대가 있다고 보여진다”고 밝혔다.
일본제철에 대한 견제 속에 미국 철강업체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도 ‘일본제철 반대’ 캠페인을 벌이며 US스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US 스틸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일본제철에 밀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클리블랜드 클리프스는 일본제철의 인수 무산 시 US스틸에 주당 30달러 이하로 인수를 다시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일본제철과 US스틸이 합의한 인수 가격(주당 55달러)를 크게 밑돈다. 펜트워터캐피탈은 “일본제철이 US스틸에 훨씬 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며 “클리블랜드 클리프스가 US스틸을 인수하는 제안이 있을 경우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닛케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우려 표명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동맹국 기업에 의한 인수로 안전 보장상의 염려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펜트워터의 일본제철 지지는 정치 개입이 기업가치를 훼손하고 있는 점에 대해 대주주들 사이에서 커지는 불만을 대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US스틸은 한 세기 이상 상징적인 미국 철강 회사였고, 그것이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인수 반대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리가 미국인 철강 근로자들에 의해 가동되는 강력한 미국 철강회사들을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나는 우리의 철강 근로자들에게 내가 그들을 진심으로 지지한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입장 표명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미국 사업화의 상징인 기업이 외국에 넘어갈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고, 이미 반대 의견을 공식화하며 이 이슈를 선거 쟁점화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공격 빌미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31일 교통산업 노동자 단체인 팀스터스와의 면담 이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발표에 대해 "우리는 (1기 재임기간에) 철강산업을 살려냈는데, US스틸이 일본에 팔린다니 끔찍한 이야기"라며 "즉각 저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