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에 광고 스티커를 붙이는 것도 옥외광고물법령상 규제대상에 포함돼 신고 의무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제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17일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 광고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기소된 피고인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A씨는 2019년 7월 9일 인천 계양구의 한 도로에서 시장 등에게 신고를 하지 않고, 본인 소유 승합차에 대리운전 광고 스티커를 설치해 재판에 넘겨졌다. 구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 표시와 설치를 위해선 허가를 받기 위해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만일 허가 대상인 광고물임에도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 원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1심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광고스티커는 접착제가 도포되어 있는 특수한 종이다"며 "옥외광고물법령상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의 '판'은 아크릴, 금속재 혹은 이와 유사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을 의미하는데 그 형태나 성질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즉, 규제대상 광고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봐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이다. 2심 역시 1심의 판결을 수긍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결을 뒤집고 재심리가 필요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 옥외광고물법 시행령은 교통수단 외부에 문자와 도형 등을 직접 도료로 표시하는 것이라고 정하고 있을 뿐 직접 도료로 칠하는 것이라 정하고 있지 않다"며 "교통수단 외부에 직접 도료로 칠하는 경우에만 직접표시형 교통수단 이용 광고물에 해당한다고 한정할 수 없다"고 짚었다.
이어 "옥외광고물법은 무질서하게 난립하는 옥외광고물을 적절하게 규제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며 "이 사건 광고 스티커와 같이 교통수단을 이용한 스티커 형태의 광고물도 적절히 규제하는 것은 그 필요성이 인정됨은 물론 구 옥외광고물법의 입법 목적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