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세계 3대 디자인 수상대회중 하나인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에서 본상을 수상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독일의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4’의 사용자경험(UX) 부문에서 자율이동형 협동로봇(모비, MOBY)의 티치펜던트 소프트웨어(SW)가 본상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ETRI는 뉴로메카와 고려대학교 디자인조형학부 유승헌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 로봇 기반의 매니퓰레이터 티치펜던트인 ‘모비(MOBY) SW’로 UX 부문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연구진이 수상한 내용은 자율이동형 협동로봇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SW인 티치펜던트 애플리케이션으로 이 앱은 사용자 친화적이고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호평을 받았다.
ETRI는 티치펜던트(모비 앱) 전체 UX 설계와 개발을 담당했다. 고려대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 티치펜던트 앱에 들어가는 UX/UI 디자인을 맡았고 뉴로메카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의 하드웨어 및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모바일 매니퓰레이터란 바퀴형으로 이동이 가능한 모바일 로봇과 작업을 위한 로봇 팔인 매니퓰레이터가 결합된 형태다. 동시에 제어되면서 이동 및 조작 작업을 수행하는 로봇을 말한다.
모비(MOBY) SW는 그동안 로봇에게 작업을 지시하기 위한 기존 티치펜던트 제품들이 모바일로봇과 매니퓰레이터의 교시를 각각 따로 수행하도록 구성돼 사용자들에게 불편했던 점을 크게 개선했다. 모바일로봇과 매니퓰레이터의 이동 및 작업을 하나의 SW에서 동시에 교시할 수 있게 됐다.
ETRI 연구진은 개발된 티치펜던트를 이용해 모바일로봇의 자율주행을 위한 목적지 및 이동경로 설정과 매니퓰레이터가 물체를 조작하기 위한 작업의 교시를 동시에 수행하는 것이 가능해 사용자의 편의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의 제품 중에는 모바일로봇과 매니퓰레이터를 통합해 동시에 활용할 수 있는 티치펜던트는 개발된 적이 없다. 국내에서는 모바일 매니퓰레이터용 티치펜던트를 최초로 개발한 사례라 이번 수상은 더 의미가 깊다.
연구진이 개발한 티치펜던트는 모바일 로봇의 자율주행을 위한 지도 및 경로 생성, 주행 프로그램, 시뮬레이션 및 매니퓰레이터의 작업 프로그램이 가능하도록 개발됐다. 향후 자동화 구현의 복잡한 과정에 대한 효과적 간소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특화된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와 BT(Behavior Tree) 기반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들도 쉽게 로봇의 작업을 위한 프로그래밍도 가능하다.
ETRI는 로봇이 특정 위치의 물체를 이동시켜 배치하는 픽앤플레이스(Pick and Place) 작업에 대해 계명대 사용성평가연구센터에서 일반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용자 연구를 진행해 티치펜던트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비전문가라도 코딩없이 쉽게 다룰 수 있다는 사용성 검증을 받은 셈이다.
세계적 시장조사기관인 아이디테크엑스(IDTechEx)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로봇 시장이 향후 20년간 연평균 18.9%의 성장률로 2044년에는 1500억달러(190조)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된 티치펜던트는 향후 중소·중견 제조업체 및 식음료, 물류, 창고, 마켓, 박물관 서비스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자동화 산업 현장에 비전, 협동 로봇, 모바일 로봇에 대한 전문성을 두루 갖춘 전문가가 희소한데 개발된 티치펜던트를 사용하면 세 가지 로봇 요소에 대한 진입 장벽을 한 번에 낮출 수 있어 많은 사용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ETRI 로봇·모빌리티 연구실의 동지연 박사는 “현재 로봇이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는데, 사용자 친화적인 티치펜던트를 통해 로봇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로봇을 사용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려대 디자인학과의 유승헌 교수도 “로봇은 대표적인 기술 집약 제품인 동시에 사용자 중심의 UX 디자인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접근방식에 ETRI와 뉴로메카가 적극 공감해 함께 이룬 결과라며 융합적 UX 디자인 연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TRI는 이 기술을 협동로봇 및 모바일 로봇 기반 회사 등에 기술이전해 본격 상용화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향후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앱에 들어가는 모바일 로봇이 그리는 지도 등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iF 디자인 어워드는 독일 인터내셔널 포럼이 주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디자인 대회로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미국의 ‘IDEA’와 함께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로 꼽히며 제품, 패키지, 커뮤니케이션, 콘셉트, 인테리어, 건축, 서비스 디자인, 사용자 경험(UX), 사용자 인터페이스(UI) 9개 부문에서 수상작을 선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