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스페이스는 한마디로 우주가 돈이 되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그 대부분이 위성통신방송 분야다.
그 동안에도 이리듐, 글로벌 스타 등 중저궤도 통신위성은 있었고, 국제 해사 통신망으로도 사용되는 인마셋을 비롯해 유텔셋·텔레셋·투라야 등 정지궤도 통신위성을 통해 0.35초 정도 지연되는 음성통화나 9.6kbps 정도 속도를 내는 팩스를 주고받을 수는 있었다.
2012년 설립된 원웹이 수백기의 저궤도 통신위성으로 구성되는 저궤도 군집 위성 통신망을 제안하면서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저궤도 군집 위성통신망의 의미는 지상에 깔려 있는 유무선의 인터넷 망이 평균 고도 500km 내외의 우주 공간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지상의 인터넷 망이 전쟁이나 재해·재난 등으로 파괴돼도 우주 공간에서 안전하고 중단 없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물론 이마저도 파괴할 수는 있지만 수만 기의 위성으로 구성할 경우 지상보다는 파괴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X는 원웹에 투자하려다 생각을 바꿔 2015년 스타링크를 세웠다. 스타링크는 1만2000기로 위성통신망을 구축하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일반인을 상대로 하는 위성통신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전용 위성안테나의 크기(30x50cm)와 무게(4.2kg)를 줄여 백팩에 넣어다니는 수준이 되자 차량이나 항공기 외에 보병 분대 수준에서도 위성통신을 사용해 작전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2018년 중국 화웨이는 6G 통신 시대에는 위성통신의 가격이 지상통신망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5G 시대에도 지상통신망 구축이 비용 문제로 쉽지 않은 것을 보면 6G 시대에는 오히려 위성통신망이 기준이 되고 다소 부족한 부분을 지상통신망이 보조하는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들이 최근에 등장하는 여러 신산업 분야 중에서 본업에 제일 가까운 저궤도 위성통신은 등한시하고 타 분야에 너무 몰두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
애플이 아이폰으로 위급 상황에서 문자로 SOS를 요청하는 서비스를 개시하더니, 화웨이가 위성통신이 가능한 단말기를 ‘메이트60’이라는 브랜드로 공급하기 시작했다. 불과 며칠 전에는 드디어 스타링크가 지상통신망에 사용하는 삼성 갤럭시 휴대폰으로 문자를 주고받는 시험에 성공했다. 위성통신 칩을 장착하지 않은 지상용 휴대폰으로 다이렉트 위성통신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대로라면 몇 년 내에 늦어도 2030년까지는 보편적인 일반 휴대폰으로 위성통신을 이용한 통화와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드디어 위성통신과 지상통신망이 융합되는 시대가 생각보다 빠른 5G 시대에 오는 것이다.
위성통신은 앞으로 군용뿐만 아니라 재해·재난 시의 국가 재난통신망의 역할도 담당할 것이다. 머지않은 장래에는 국가 재해·재난 통신망을 따로 구축할 필요도 없이, 일반인들도 본인 휴대폰으로 별도의 장치 없이도 위성통신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외여행이나 오지탐험 때 로밍 없이도 휴대폰만 가지고 가면 되는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최근 스타링크는 고도를 550km에서 340km로 낮추는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출했다. 고도를 낮추면 더 많은 위성이 필요해지고 유지비용도 상승하나, 통신 지연속도가 최소화되고(이론적으로는 1m초 내외) 통신품질도 좋아지는 장점이 있다. 중국은 처음부터 300km 고도에서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레이저통신은 대역폭이 넓어서 데이터 전송속도가 전파통신보다 수십~수백 배 빠르다. 연구실 수준에서 성공한 펨토초 레이저 통신이 실용화되면 이론적으로는 1Gbps에 비해 데이터 전송속도가 100만 배 빨라진다. 대기 중에서 산란되거나 빛의 퍼짐 현상 때문에 원거리 통신이 쉽지 않은 면이 있지만, 대용량 데이터 통신 능력 때문에 아마존은 레이저 통신을 기반으로 저궤도 위성통신망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이 생기면 다른 기술개발도 중요하겠지만 우주경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위성통신방송기술, 그 중에서도 가장 집중해야하는 것 중 하나가 안보 측면에서도 그렇고 우주산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6G 저궤도 위성통신 기술과 레이저 위성통신 기술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