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진이 운동할 때 신진대사 변화를 일으키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물질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근육 위축 등의 증상을 수반하는 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릴지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바하 알젠디 교수팀은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 화학회 춘계회의(ACS Spring 2024)에서 운동으로 인한 스트레스 적응과 근육의 중요한 생리적 과정을 조절하는 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ERR)에 작용하는 화합물 SLU-PP-332를 개발하고, 그 효과를 실험에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을 이끄는 엘젠디 교수는 "운동은 심신에 좋으므로 할 수 있다면 해야 한다. 그러나 운동의 대체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며 "운동 효과 모방 약물이 있다면 노화나 암, 특정 유전질환 등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할 수 없을 때 발생하는 근육 위축과 약화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동 관련 신진대사의 변화는 ERR이라는 특수 단백질의 활성화로 시작된다. 이 단백질은 ERR 알파(α), ERR 베타(β), ERR 감마(γ) 등 세 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10여 년 간 ERR 활성화 물질을 연구해온 연구팀은 세 가지 ERR를 모두 활성화하는 SLU-PP-332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진행된 생쥐 실험에서 이 화합물이 피로에 강한 유형의 근육 섬유를 증가시키고 러닝머신에서 달릴 때 지구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연구팀은 ERR 구조와 SLU-PP-332가 이에 결합하는 방식을 조사하고 개선해 안정성은 높이고 독창 가능성은 낮추면서 ERR의 반응을 더 강력하게 유도할 수 있는 새로운 분자를 설계했다.
새로 설계된 분자들은 쥐 심장 근육 세포에 있는 유전자 1만5000개의 리보핵산(RNA) 발현을 이용해 효능을 조사한 결과, SLU-PP-332보다 더 강력한 운동 효과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새로 설계된 분자들이 SLU-PP-332와 유사한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SLU-PP-332 실험 결과 비만, 신부전 또는 노화에 따른 신장 기능 저하 예방 가능성이 비슷하게 관찰됐기 때문이다.
얼젠디 교수는 ERR 활성은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신경 퇴행성 질환 환자의 뇌에서 발생하는 손상 과정을 억제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개발한 물질들은 대사 장애,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와 관련된 질환과 신경 퇴행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