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일본 도쿄 등 전 세계에서 벚꽃축제로 유명한 곳들의 개화 시기가 계속해서 일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기후위기로, 워싱턴DC에서는 벚꽃이 예년보다 2주나 당겨졌다.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와 워싱턴포스트(WP)는 워싱턴DC의 인공호수 ‘타이들 베이슨’ 주변 벚꽃들이 1921년 기록이 시작된 이래 역대 두 번째로 이른 시기에 절정을 맞이했다고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미 국립공원관리청(NPS)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워싱턴 DC의 벚꽃이 만개해 화려한 봄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대 가장 빠른 절정 기록은 1990년 3월 15일이었다.
워싱턴DC 벚꽃축제는 20일부터 다음 달 14일까지 열리는데, WP는 축제 기간보다 벚꽃이 2주나 일찍 핀 기후변화 영향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3월 워싱턴DC 기온은 예년보다 화씨 기준으로 9도 이상 높아 역대 두 번째로 따뜻한 3월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6일 이후로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
WP는 이에 따라 워싱턴DC 벚꽃이 개화 후 만개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15일로 적어도 지난 20년 사이에 가장 짧았다고 설명했다. 평균 만개 시기도 4월 4일에서 3월 30일로 6일이나 당겨졌으며, 최근 5년간은 모두 3월 29일 이전에 꽃이 만개했다. 지난해에는 3월 23일이었다.
또 다른 벚꽃 명소인 일본도 기후변화 여파로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가 역사상 가장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악시오스는 일본 기상학자들은 올해 일본에서 벚꽃이 오는 25일께 절정을 맞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역대 가장 이른 시기다. 일본 기상협회는 올해 도쿄의 벚꽃이 21일쯤 개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사노 다이스케 일본 기상청 기후 위험관리 책임자는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1953년 이후 일본 전역에서 벚꽃의 평균 개화 시작일이 10년마다 1.2일의 속도로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1961~1990년 사이엔 도쿄에서 벚꽃이 평균 3월 29일경 개화했다면 1991~2020년 사이엔 그 시점이 3월 24일로 당겨졌다. 그는 “꽃이 피는 시기가 계속해서 당겨지고 개화부터 만개하기까지 간격이 짧아지면 꽃을 주력으로 하는 관광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