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4·10 총선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이종섭·황상무’ 문제가 수습 국면에 들어간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수도권 민심에 더 민감하고 책임감 있게 반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안양 동안구 안양남부새마을금고 본점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수도권의 선택을 받지 않고 선거 승리란 있을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 위원장은 “손 끝에 느껴지는 작은 온도까지도 무겁고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거기에 그때그때 기민하게 반응해야 한다”며 “(국민)여러분의 기준에, 여러분의 눈높이에 기준을 맞춰 정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이 ‘수도권 민심’, ‘국민 눈높이’를 언급한 건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조기 귀국하고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자진 사퇴해야 수도권 민심 동요를 막을 수 있다는 뜻을 재차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 한 위원장은 회의 말미에 “황 수석은 오늘 사퇴했고, 이 대사는 곧 귀국한다”며 “저희는 절실하게 민심에 반응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러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날까지도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던 대통령실도 22대 총선 후보자 등록일(21~22일)을 하루 앞두고 한 발 물러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황 수석의 사의를 수용했고, 이 대사 역시 이번주 내 귀국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신속 조사와 소환을 촉구하는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비례대표 후보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8일 35명의 비례대표 공천 후보자 명단을 발표했지만 ‘친윤’ 실세 이철규 의원이 곧바로 공개 비판하면서 비례대표 공천 문제가 ‘윤·한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이에 한 위원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경율 비대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이 의원 발언에 대해 “번역하자면 ‘왜 내가 심으려는 사람이 비례대표 명단에 없는가’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맞받았다.
한편,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 의원이 지적한 호남 및 당직자 출신 당선권 배제 문제와 관련해 비례대표 후보 명단 재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