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3월 FOMC, ‘비둘기’였다…파월 “인플레이션 진전 계속 돼”

■3월 FOMC 기자 회견

1·2월 물가지표 예상치 상회했지만

파월 “전체적 이야기 안 변했다”

기준금리 동결·연내 3회 인하 전망 유지

“고용 좋다고 인하 시기 안 늦춰”

QT 속도 조절 조만간 시작 예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연준에서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20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연준에서 열린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인플레이션이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전체적인 이야기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20일(현지 시간)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이후 진행한 기자 회견에서 “1월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개인소비지출(PCE) 수치는 매우 높았다”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싶지 않지만 인플레이션이 2%로 가는 길은 원래 울퉁불퉁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 들어 인플레이션 지표가 두 달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둔화 속도가 느려졌지만, 이로 인해 금리 인하 시기가 더욱 늦춰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파월 의장은 1월과 2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높았던 데 대해 “계절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연준은 이날 시장의 전망대로 기준금리를 5.25~5.5%로 유지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점도표에서는 연내 금리 전망이 4.6%로 12월 전망치와 같았다. 한 번에 25bp(1bp=0.01%포인트) 씩 내릴 경우 올해 세 차례 인하하게 된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느려지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해 두 번만 내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1월과 2월의 물가 수치가 자신감을 더하지는 않았지만 두 달 간의 데이터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오히려 낙관적인 시각도 내비쳤다. 그는 “인플레이션 지표는 다소 높았고 이에 사람들의 물가 전망도 다소 높아졌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좋은 진전을 계속 이루고 있다고 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CPI의 3분의 1이상을 차지하는 임대료 등 주거비에 대해서는 “어느 시점인지 확신할 수는 없지만 현실에서 나타나는 주거비 하락세가 CPI에 지표에 반영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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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시장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노동 시장은 호조를 보이고 있고 팬데믹 회복 초기 나왔던 (인력 부족 등) 극심한 고용 불균형은 대부분 해소됐다”며 “인금 상승세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완화되는 등 우리가 정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고 봤다. 무엇보다 이같은 고용 호조가 인플레이션 둔화에 방해가 되지도 않는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해 봤듯이 고용은 강하면서 인플레이션은 빠르게 떨어질 수 있다”며 “고용시장이 좋다고 해서 금리 인하를 미루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질문에는 “향후 회의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며 “경제 지표와 리스크에 대해 지속적으로 평가해 각 회의의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다만 “(물가와 고용이라는) 이중 임무에 모두 전념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2%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을 때까지 목표 범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립금리가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했다. 이날 연준은 2025년과 2026년 말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기존보다 각각 0.25%포인트 씩 높였다. 12월 전망치와 비교해 △내년 3.6%→3.9% △내후년 2.9%→3.1% △장기 2.5%→2.6%다. 이는 연준이 추정하는 중립금리가 상승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중립 금리의 상승은 결국 연준의 장기 기준금리 목표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이와 관련 “장기적으로 금리가 더 높아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매우 중요한 질문이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며 “제 직관으로는 전세계에서 제로금리나 마이너스 금리가 있던 시절의 수준으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 긴축(QT)의 속도를 곧 줄이겠다는 예고도 내놨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보유 증권의 감소 속도를 늦추는 것과 관련된 논의를 했다”며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지만 조만간(fairly soon) 속도를 줄이는 것이 좋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연준은 현재 매달 보유 국채 600억달러, 모기지담보증권(MBS) 350억 달러 등 월 950억 달러의 자산을 줄이는 QT를 진행하고 있다. 2022년 6월 QT 시작 이후 연준의 대차대조표는 1조5000억 달러 가량 줄어들었다.

파월 의장은 “전체적으로 은행들의 준비금은 충분하거나 심지어 풍부할 수 있지만 모든 부분에서 충분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며 “이로 인해 2019년에 그랬듯 예상치 않게 압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QT 속도조절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연준은 은행간 거래 시장에서 갑작스레 유동성이 줄어들고 금리가 치솟으면서 급하게 개입한 바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6월 금리 인하 확률은 전날 59.1%에서 이날 기자회견 이후 74.4%로 15%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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