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등 랠리를 이어오자 서학개미들이 나스닥과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비중을 대폭 줄였다. 대신 주가가 짓눌린 테슬라 레버리지 상품과 장기채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ETF를 대거 사들였다.
21일 토스증권을 통해 거래하는 고객의 미국 주식 보유 현황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 대비 올해 3월 모든 연령대에서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TQQQ가 5%대의 비중으로 2~3위를 차지했고 SOXL은 2~3%대의 비중을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두 ETF 모두 10위권에서 자취를 감췄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일일 변동폭을 3배로 추종하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상품이다. SOXL은 미국에 상장된 주요 반도체 종목을 담은 ICE반도체지수를 매일 3배씩 추종하는 ETF다. 지난해부터 반등을 시작한 미국 증시의 급등세가 지속되자 서학개미들이 적극적으로 비중을 줄여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서학개미들은 장기채 레버리지 ETF의 투자 비중은 크게 늘렸다. 올해 3월 초 기준 ‘디렉시온 데일리 만기 20년 이상 국채 불 3X ETF(TMF)’는 모든 연령대에서 순위권에 진입했다. 30대가 2.53%로 가장 많은 비중으로 TMF에 투자했고 40대(2.29%), 50대 이상(1.99%) 등의 연령대에서도 5~7위를 차지했다. TMF는 만기 20년 이상의 미국 장기국채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다. 지난해 말부터 미국의 기준금리가 조만간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자 서학개미들이 큰 관심을 드러내는 중이다.
지난해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종목으로 기록된 테슬라는 최근 전기차 업황이 정체기를 맞았다는 우려 속에 주가가 급락했음에도 여전히 1위 자리를 지켰다. 다만 연령대별로 보유 비중 감소 폭에는 다소 차이가 존재했다. 50대 이상 연령대의 테슬라 보유 비중은 1년 사이 18.96%에서 15.52%로 3.44%포인트가량 줄었다. 반면 20대는 0.11%포인트만 줄어들면서 여전히 큰 투자 비중을 유지했다.
아울러 서학개미들은 연령대별로 테슬라 관련 ETF 상품에 온도 차를 나타냈다. 20대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ETF(TSLL)’를 2.30% 보유했다. 테슬라의 비중이 소폭 감소했음에도 1년 전까지 순위권 밖이었던 TSLL을 적극 사들인 셈이다. 30대와 40대도 TSLL을 각각 2.17%, 1.86%씩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테슬라의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 속에 반등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테슬라 주가를 1.5배 추종하는 TSLL을 적극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50대 이상 고령층은 테슬라 알종목의 비중을 크게 줄이고 레버리지 상품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테슬라 월배당형 상품의 비중을 늘렸다. 50대 이상은 ‘일드맥스 테슬라 옵션 인컴 전략 ETF(TSLY)’를 이달 초 기준 2.23% 보유했다. TSLY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월배당형 ETF로 최근 1년간 연간 분배율이 86.66%로 전체 ETF 중 1위를 차지한 상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