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이것' 때문에 1분기 순이익 줄어들라…은행권, 이사회 논의 촉각

5대 시중은행·SC 등 이번주 이사회 열고

H지수 배상 규모 실적 인식 승인할 듯

하나·우리 등 내달 배상 사례 나올수도





주요 시중은행들이 이번 주 일제히 이사회를 열어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자율 배상 방침을 확정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SC제일은행이 이사회를 통해 1분기 실적에 반영할 배상금 관련 손실(충당부채·영업외 비용 인식) 규모 등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손실 규모는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의 약 1조 원을 포함해 최소 2조 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는 각 은행이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관련 분쟁조정 기준안을 바탕으로 추정한 배상 규모 등을 이사회에 보고하면 이사회가 배상 관련 손실을 충당금 등의 방식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하는 것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H지수 ELS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 이번 주 후반께 이사회를 연다. 앞서 KB국민은행은 13일부터 2021년 1∼7월(H지수 최고점 전후 기간) 판매한 H지수 ELS 계좌 8만여 개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금융 당국이 지적한 불완전 판매 기준에 실제로 얼마나 해당하는지 살펴 대략의 배상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해당 결과를 바탕으로 이사회가 자율 배상을 논의한 뒤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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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역시 비슷하게 주 후반에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 배상을 공식 확정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H지수 ELS 사후 관리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이미 자율 배상 관련 시뮬레이션(모의실험)을 거의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오는 27일 이사회에서 자율 배상을 논의한다. NH농협은행과 SC제일은행도 28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배상안을 확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우리은행의 경우 지난 22일 은행들 가운데 처음 이사회를 열어 자율 배상을 결의하고 이번 주부터 투자자들과 접촉하기로 했다.

은행권이 3월 안에 이사회 자율 배상 여부를 매듭짓기 위해 서두르는 것은 경영실적 회계처리, 정무적 판단 등 때문이다. 충당부채와 같은 금액이 손익계산서에서는 영업외 비용으로 잡히는 만큼 은행의 1분기 순이익 등 경영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앞으로 관련 손실과 배상액이 계속 확정될 텐데 그때마다 매달, 매 분기 이사회를 열어 승인받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일단 배상액 추정치를 최대한 1분기 실적에 충당부채 등으로 반영한 뒤 향후 가감하는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고, 그러려면 3월 말까지는 이사회 결의를 마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은 이르면 다음 달부터 H지수 ELS 투자로 손실을 본 고객들을 대상으로 자율 배상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미 손실이 확정된 고객이 있어 자율 배상 결의 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다음 달 초 일부 배상 확정 사례가 나올 수도 있다. 우리은행 역시 ELS 판매 규모(450여 명·500여 계좌)가 크지 않기 때문에 배상 협의가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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