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대 미술장터 ‘아트바젤 홍콩’이 더 강력하게 돌아왔다. ‘2024 아트바젤 홍콩’이 26~27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홍콩 컨벤션센터(HKCEC)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전세계 40개 국가에서 지난해(200곳)보다 37% 늘어난 242개 갤러리가 예술적이면서 실험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해외 20여 곳 이상의 갤러리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메인으로 내세웠다. 최근 2년간 북미와 유럽 곳곳에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글로벌 큰 손들이 지갑을 열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 갤러리는 지난해 7곳 참여했으나 올해는 국제갤러리, 갤러리바톤, 리안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원앤제이갤러리, PKM갤러리, 학고재갤러리, 휘슬갤러리 등 총 20곳의 주요 갤러리가 아트바젤 홍콩을 꾸민다.
올해는 아트바젤 홍콩의 핵심 전시인 ‘인카운터스(Encounters)’를 40대 한국 작가 양혜규가 장식해 세계 화랑가의 관심이 쏠린다. 특별 전시 ‘인카운터스’는 대형 설치작품 16점을 소개한다. 베니스비엔날레 호주관 총감독을 역임한 바 있는 알렉시 글래스-캔터가 기획을 맡았다. 양혜규는 전시장 한가운데 팬데믹과 사회적 연대를 주제로 한 대형 설치작품 ‘우발적 서식지’를 선보인다.
아트바젤 홍콩의 또 다른 볼거리인 ‘디스커버리즈(Discoveries)’ 섹션에는 휘슬갤러리 전속 사진 작가 김경태가 이름을 올린다. 디스커버리즈는 신진·유망 작가가 아트바젤 홍콩을 위해 특별히 제작한 신작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선정된 총 22개 갤러리 중 한국 갤러리는 휘슬이 유일하다.
해외 갤러리들이 한국 작가들의 작품으로 아트페어 부스를 꾸리고 있는 점은 올해 아트바젤 홍콩에서 K아트의 약진을 예상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국에 둥지를 튼 오스트리아계 갤러리 타데우스로팍은 이불의 작품을 출품한다. 이불은 2025년 세계 4대 미술관 중 하나인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건물 정면에 작품을 설치하기로 해 화제가 됐다. 독일 갤러리 에쉬더 쉬퍼는 전현선, 뉴욕 기반의 티나킴 갤러리는 강석호의 작품을 출품한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갤러리 뒤 몽드’(홍콩)와 STPI(싱가포르)는 도예가 박영숙, 서도호 등의 작품을 출품한다. 필름 섹션에서는 벨기에 갤러리가 한국 여성 작가 이수자의 미디어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세계 곳곳에 지점을 늘리고 있는 페이스갤러리는 한국의 대가 이건용·이우환의 작품을 들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국내 작가들은 비엔날레와 해외 무대에서 수년간 꾸준히 이름을 알린 3040 젊은 작가들을 글로벌 큰 손들에게 소개한다. 이진주(아라리오), 구정아(PKM), 강강훈(조현화랑) 등이 주인공이다.
전시 기간 인근 지역에서도 다양한 예술 행사가 펼쳐진다. 서울옥션은 25~28일 그랜드하얏트 홍콩에서 3월 경매 프리뷰 전시를 진행한다. K팝 아티스트인 지드래곤(권지용)의 작품과 80억 원에 달하는 김환기의 전면 점화를 볼 수 있다. 글로벌 옥션도 전시와 경매를 진행한다. 지난해 11월 첫 홍콩 ‘뉴 나우’ 경매를 개최한 필립스옥션은 3월 29일 필립스 아시아 본사에서 두 번째 뉴 나우 경매를 개최한다. 이번 경매에는 살보, 타카시 무라카미, 치하루 시오타, 카우스, 매드사키등 대형 현대미술가와 신진작가의 작품이 두루 출품된다. 경매 작품은 3월 20일부터 29일 홍콩 서구룡 문화지구에 위치한 아시아 홍콩 사옥에서 볼 수 있다.
코로나 충격파가 조금씩 걷히면서 최근에는 ‘중국 컬렉터’들이 다시 지갑을 여는 분위기다. ‘글로벌 아트마켓 보고서 2024’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미술 시장 매출은 약 650억 달러(약 85조4400억 원)로 전년대비 4% 감소했지만, 중국은 매출 규모가 122억 달러로 오히려 9% 늘어나 영국을 누르고 세계 2위로 올라섰다. 아트바젤 홍콩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아트바젤 홍콩 행사의 규모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됐다”며 “아시아 최대 아트시장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과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서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