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장재훈 현대차 사장 “제네시스의 다음 행보는 ‘고성능 럭셔리’…AMG와 결 달라야”

■미국 뉴욕 제네시스 콘셉트카 공개행사 간담회

“고성능 영역은 반드시 도전해야 하는 부분”

제로백 등 단순 고성능으론 안돼…“우직함 줄 것”

전기차 시장 위축에서 전동화 전략 지속 추진

1분기 현대차 성과 “계획 이상도 가능할 것”

장재훈(가운데) 현대자동차 사장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열린 제네시스 신규 콘셉트카 공개 행사에서 루크 동커볼케(왼쪽)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사장과 호세 무뇨스(오른쪽)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함께 앉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흥록특파원장재훈(가운데) 현대자동차 사장이 2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제네시스하우스에서 열린 제네시스 신규 콘셉트카 공개 행사에서 루크 동커볼케(왼쪽)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 최고 디자인 책임자(CDO) 사장과 호세 무뇨스(오른쪽)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함께 앉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흥록특파원




“제네시스의 새로운 장(chapter)을 위한 다음 행보는 바로 ‘고성능 럭셔리’ 입니다. 메르세데츠AMG 등 기존의 전통적인 럭셔리 고성능 브랜드와는 결이 달라야 합니다.”



장재훈(사진) 현대차 사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브랜드 복합문화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열린 신규 콘셉트카 공개 행사에서 “고성능 모델이라 해서 트랙을 달린다든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몇 초라든지 하는 일반적인 성능 향상 수준을 넘어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고성능 트림을 강화하는 목표가 단순 성능 향상이 아닌 고급차 고객의 신뢰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고성능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가 지닌 기본적인 우직함, 신뢰, 편안함을 더하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출범 이후 2021년 연간 판매 20만 대를 돌파하면서 글로벌 럭셔리 자동차 톱 10 브랜드로 올라섰다. 현재 지난해 누적 판매 100만 대를 돌파한 후 올해에는 지난해와 비슷한 약 22~23만대 정도의 연간 판매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수출 비중이 47%까지 올라온 후 내년부터는 브랜드 전체 판매 중 해외 판매의 비중이 더 커지는 이정표를 달성할 것으로 현대차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제네시스 브랜드 확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장 대표가 내놓은 키워드가 바로 고성능과 럭셔리다. 장 대표는 “럭셔리 영역에서 고성능은 꼭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제네시스가 갖고 있는 기본적인 콘셉트가 ‘역동성 있는 우아함’인데, 이 중 우아함은 디자인 측면에서 충분히 드러냈고, 이제 파워트레인에 구애받지 않고 성능을 구현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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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대표는 전동화 추세에 맞춰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파워트레인별로 고성능 차량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전동화 추진 속도가 둔화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이란 점은 맞다”며 “전체적인 (출시) 라인업은 변함이 없을 것이고 다만 파워트레인을 시장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내놓으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이를 테면 단순한 하이브리드 차량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시장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연구소 중심으로 고민하고 있고 적정 시기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를 비롯한 그룹 전체의 경영과 관련해서는 유연성과 민첩함을 강조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말 올해 사업계획을 세울 때 염두에 뒀던 점은 △지정학 리스크 △미국 금리 △전동화 차량의 성장세, 세 가지 였다”며 “현재까지는 이같은 추세의 변화를 여전히 예단하기 어렵지만 1분기 성과는 계획 이상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후 시장의 변화에 대한 예측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유연함과 민첩함으로 (운영해) 갈 것”이라며 “특히 하반기 부터 내년 이후 전동화 추세 변화,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공세 등에 따라 세계 자동차 생산업체의 성과가 갈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제네시스는 이날 행사에서 고성능 ‘마그마(Magma)’ 콘셉트 모델과 초대형 전기 SUV ‘네오룬’(NEOLUN) 콘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마그마는 각 차종별 최상위 트림에 적용하는 디자인·성능 콘셉트다. 행사에 참석한 송민규 제네시스 부사장은 “GV60 마그마의 양산 시점은 내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초대형 전기 SUV 콘셉트 모델 네오룬의 경우 앞문과 뒷문이 서로 마주 보며 열리는 ‘B필러리스 코치도어’를 탑재했다. 현대·제네시스 글로벌디자인담당 이상엽 부사장은 “전장이 5m 25㎝가 넘는 대형 차량이지만 이 정도 규모에서도 우아한 디자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물 속에서 몇 백 년을 깎여 완벽한 형체로 다듬어진 조약돌을 콘셉트로 삼아 만지고 싶은 차를 만들었다”고 디자인을 설명했다. 특히 이 부사장은 “네오룬과 마그마 프로그램은 브랜드의 확장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제네시스의 그동안의 여정에서 네오룬은 매우 중요한 이정표”라며 “네오룬은 럭셔리의 최고봉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현대차 글로벌사업책임자(COO) 호세 무뇨스 사장은 “제네시스는 미국서 제품과 디자인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가지고 포지셔닝을 잘했다”며 “앞으로 환경이 변해도 발전 가능성은 있다. 미국서 제네시스 전용 딜러십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무뇨스 사장은 아울러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HMGMA)은 10월 완공된다”며 “이 곳에서 제네시스 브랜드도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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