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융시장은 안도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지난해 12월 점도표와 마찬가지로 연내 3번의 금리 인하를 유지했고 시장은 이를 연준의 금리 인하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듯 하다. FOMC 이후 올해 금리 인하 기대는 6월 시작되고 횟수는 3번으로 더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그러면 과연 이번 FOMC를 시장에서 바라보는 것처럼 완화적이라고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시장 평가와 달리 이번 3월 FOMC를 완화적(dovish)이라고 판단하지 않고 있으며 올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금리 인하는 점도표 평균보다 적은 2회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완화적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경제전망치를 포함해 3월 FOMC에서 제시된 수치들은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만큼 완화적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표면적으로는 3번 인하를 유지했지만 단 1표 차이로 올해 금리 인하 횟수가 유지됐을뿐 점도표의 분포는 뚜렷하게 우상향해서 움직인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목해서 보는 것은 연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를 넘기며 상당히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는 점이다. 연준 전망치가 2%를 넘기는 것이 의미가 있는 것은 미국 잠재성장률(1.7%~2.0%)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즉 잠재성장률보다 실제 성장률이 낮은 ‘디플레 갭’을 전망하다가 잠재성장률을 상회하는 ‘인플레 갭’이 발생하는 상황으로 전망이 변했다는 것이다.
과거 미국 경제가 인플레 갭 상황에 있을 때 연준 기준금리 흐름을 보면, 인플레 갭 구간에서도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기는 하지만 후반부에 금리 인하가 시작되는 경우이고 실제 금리 인하가 본격화되는 구간은 인플레이션 갭 구간이 아니라 실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디플레 갭 구간에 이루어진다. 이를 올해 대입해 보면,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이 2%를 넘긴다면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는 있지만 시장 참여자들이 기대하는 본격적인 금리 인하는 올해가 아니라 내년 이후로 미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1월 1.2% 수준에서 두 달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2.1%로 빠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기업실적과 가계소비 여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 등 지금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상향 수정하게 하는 요인은 3월 이후 쉽게 소멸되는 요인이 아니다. 이번 3월에 1.4%에서 2.1%로 크게 상향 조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6월에 추가 상향 조정된다면 여전히 3번의 금리 인하와 6월 금리 인하 시작을 장담할 수 있을까?
인플레 갭이 확대되고 길어질수록 물가 목표에 도달하는 길은 더 요원하고 험난해질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쉽지 않을 것이다. 최근 금융시장 반등은 그만큼 3월 FOMC를 앞두고 불안감이 컸다는 반증일 수 있으나 올해도 연준 통화정책은 가변적이고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