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나우루






2011년 7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마커스 스티븐 당시 나우루 대통령이 참석해 이상기후로 자국 영토가 물에 잠길 위기에 처했다며 대책을 호소했다. 그는 “온난화는 핵 확산이나 테러와 같은 위협이며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갈등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안보리는 회의 후 “해수면 상승으로 군소 도서국이 영토를 상실하는 게 안보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나우루는 남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다. 면적은 21㎢로 서울 용산구 정도이고 인구는 1만 2000명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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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영국·호주·뉴질랜드 3국의 신탁통치 등을 거쳐 1968년에 독립했다. 나우루(Nauru)라는 국명은 현지어인 ‘난 해변에 간다’는 뜻의 ‘아나오에로’에서 유래됐다. 나우루는 독립 후 호주 등이 갖고 있던 인광석 채굴권을 회수해 돈방석에 앉았다. 인광석은 인산염 비료의 주원료인데 나우루산(産) 인광석은 품질이 좋아 비싼 값에 수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우루는 1980년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달할 정도로 부유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인광석이 고갈되면서 재정난에 빠졌다. 현재 나라 살림은 호주 등의 경제 원조에 의존하고 있다.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데이비드 아데앙 나우루 대통령이 2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 사업 참여 등에 합의했다. 나우루는 올 1월 대만 총통 선거가 끝난 지 이틀 만에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손을 잡았다. 당시 나우루의 ‘변심’ 뒤에 중국의 대규모 경제 지원 약속이 있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앞서 지난해 중국은 대만과 관계를 끊은 온두라스와도 전격 수교하는 등 대만 고립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대만의 수교국은 12개국에 불과하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영토 확장 야욕을 드러내고 태평양·중남미 지역에서는 막강한 경제력을 동원해 우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의 팽창주의 위협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우리가 힘을 키우고 동맹을 강화해 대응해야 한다.

임석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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