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신사업 중심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우 롯데지주(004990) 부회장은 28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정 기주주총회에서 "지금까지 롯데는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으로 성장을 이뤘지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경영 효율화에도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현재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롯데쇼핑·롯데케미칼 등 총 20개의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신 회장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전에는 M&A를 통해 사업을 확대했지만, 지금은 방침을 바꿨다"며 신성장 영역으로 사업 교체를 추진하고 부진한 사업은 매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영 효율화와 함께 신사업도 적극 육성한다. 이 부회장은 "기업가지 제고를 위해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육성하고 있다"며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송도에 국내 첫 생산설비를 착공하고 2030년까지 3개 바이오 플랜트를 건설해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롯데케미칼은 탄소 감축 성장을 위해 청정수소, 전지사업 등 그린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해당 분야에서 2030년까지 매출 12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과 관련해서는 자회사 이브이시스(EVSIS)가 전기차 충전기 수주 대응을 위해 청주공장을 증설했다고 소개했고, 올해 초 CES에서 주목받았던 초실감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는 하반기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브이시스 청주공장은 최근 신동빈 회장이 방문해 사업 현황을 직접 점검했던 곳이기도 하다.
기존 사업에서는 인공지능(AI) 적용 확대를 통한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롯데지주는 AI 전담 조직을 출범시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연구하고 있으며, 여러 그룹사도 생성형 AI를 사업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사 CEO를 대상으로 AI 전략 교육을 지속적으로 진행했고, 비즈니스 측면에서의 활용방안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의 건설경기 불황과 관련해 주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이 부회장은 "올해 초 일부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는 등 업황이 좋지 않아 많은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롯데건설은 시중은행과 증권사, 롯데 그룹사가 참여해 2조 8000억 원 상당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증권가에서도 롯데의 체질 개선에 따른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시대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시장에서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신 회장과 고정욱 재무혁신실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노준형 ESG경영혁신실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됐고 권평오 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이경춘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대표변호사, 김해경 전 KB신용정보 대표이사, 박남규 서울대학교 경영학 교수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주총장 밖에는 주주들에게 신사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신사업 전시관을 설치했다. 주주들은 전시관에서 연내 출시를 목표로 베타 서비스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 그룹 AI 플랫폼 아이멤버 등의 콘텐츠를 체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