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하고 화질과 음향까지 조절해준다. 기기 상태를 자가로 꼼꼼하게 진단하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콜센터로 연결시켜주기도 한다. 인공지능(AI)을 입은 LG전자(066570) TV의 진화상이다.
LG전자는 지난 2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 올레드 TV 신형 제품의 다양한 AI 기능을 시연했다. 정재철 LG전자 HE연구소장(전무)은 “돌이켜보면 AI TV 시초가 LG 올레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AI 챗봇 기능 등을 통해 세계 최초로 고객이 리모컨으로 TV와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내세운 AI 기능은 ‘보이스 ID’다. TV가 목소리의 ‘지문’인 성문을 식별해 개인화된 기능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TV에서 동일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틀더라도 스포츠 콘텐츠를 즐겨보는 사용자와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용자의 추천 화면은 각각 다르게 나타난다. 개개인마다 선호하는 화질이나 색상 정보 등을 TV에 사전 입력하면 같은 장면이더라도 다른 색감으로 보정해 제공한다. 하나의 TV에 최대 10명까지 목소리를 등록할 수 있다.
AI의 영역은 화질·음향 개선, 사후관리(AS)까지 확장됐다. ‘감성화질’ 기술은 영상의 색상 분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장르를 알아내 가장 어울리는 톤으로 화면을 보정한다. 바다가 등장해 푸른빛이 도드라지는 장면에선 시원한 느낌을 강화하는 식이다. 음향 부분에선 AI 딥러닝 목소리 인식을 강화했다. 불분명한 대사를 명료하게 변환하고 배경음이 커서 대사가 묻히는 경우 음량을 알아서 조정해준다. 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AI 챗봇’이 정교하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준다. 자가 수리가 어려울 경우 콜센터와 연계해주는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허승현 LG전자 AI 서비스개발팀장은 “현재 한국어 포함 4개 언어에 대한 딥러닝이 완료됐고, 향후 23개까지 확대될 예정”이라며 “8500만 개에 달하는 화질 경우의 수를 AI가 모두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AI 기능은 TV용 시스템 반도체인 ‘알파11 프로세서’ 성능에 따른 것이다. 기존 알파9보다 AI 성능이 4배 향상됐고 그래픽처리장치(GPU)와 중앙처리장치(CPU) 성능이 각각 1.7배, 1.3배 강화됐다. TV용 시스템 반도체는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에 있는 SIC센터가 직접 설계한다.
정 전무는 “다른 경쟁사에서는 중국이나 대만 칩을 쓰지만 올레드만큼은 독보적인 기술을 탑재해야 한다고 생각해 자체 설계하고 있다”며 “30년 전부터 자체 칩 설계 기술이 축적돼 금성사 때부터 최고의 기술을 구현해왔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향후 TV 제품을 LG AI 허브의 원천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TV 플랫폼 사업과의 연계 방안도 수립하고 있다. 정 전무는 “보이스 ID 등의 기술이 TV 플랫폼 사업을 극대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러한 기술과 연계해서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FAST) 등의 사업에서 선두주자로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