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북제재 결의 이행을 감독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 결의안이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되자 정부는 유감을 표하며 러시아를 향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외교부는 이날 임수석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해당 결의안 표결과 관련해 "우리나라를 포함한 대다수 이사국의 압도적 찬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임 대변인은 "전문가패널은 그동안 다수의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면서 핵·미사일 도발, 불법적 무기 수출과 노동자 송출, 해킹을 통한 자금 탈취, 러시아와 군사협력 등 제재 위반을 계속하고 이를 통해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오고 있는 북한을 감시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모니터링 기능이 더욱 강화되어야 할 시점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안보리 이사국의 총의에 역행하면서 스스로 옹호해 온 유엔의 제재 레짐(체제)과 안보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무책임한 행동을 택하였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는 이번 안보리 표결에서 나타난 대다수 이사국의 의지를 바탕으로, 북한이 안보리 결의 위반행위를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복귀하도록 기존의 안보리 대북제재 레짐을 굳건히 유지하는 가운데, 이의 엄격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보리가 이날 회의를 열고 대북제재위 산하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을 표결한 결과,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 패널의 임기는 4월 30일 종료된다.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출범한지 15년 만이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13개국은 찬성했고, 1개국은 기권했다.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안보리는 매년 3월 결의안 채택 방식으로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1년씩 연장해왔다.
전문가 패널은 안보리 대북제재위를 보조해 북한의 제재 위반 혐의 사례를 조사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매년 두 차례 대북제재 이행 위반에 관한 심층 보고서를 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