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악재 턴 한동훈…野 '부동산 투기·거액수임' 융단폭격

■'이종섭 사의' 尹 즉각 수리

박은정·양문석 의혹 화력 집중

"민주·조국당, 惡人 꽉 차 있어"

170곳 여론조사서 '열세' 늘어

"딱 한번만 더 믿어달라" 읍소

민생공약 추가 발표 예고도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성대시장에서 장진영(왼쪽) 동작갑 후보와 나경원 동작을 후보의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오승현 기자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9일 서울 성대시장에서 장진영(왼쪽) 동작갑 후보와 나경원 동작을 후보의 지원 유세를 벌이고 있다. 오승현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공식 선거운동 둘째 날인 29일 수도권 유세 현장을 돌며 각종 의혹에 휩싸인 야당 후보들에 대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그동안 여당의 발목을 잡아오던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사퇴해 악재를 털어낸 만큼 야권의 부도덕함을 집중 부각시키는 한편 낮은 자세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며 반등의 모멘텀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첫 유세 일정으로 서울 영등포구 영진시장을 찾아 “22억 원을 며칠 만에 버는 법을 알고 계시냐”며 “조국혁신당에서 검찰 개혁한다면서 1번 비례대표로 내세운 박은정 부부처럼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거액의 수임 논란이 불거진 박은정 후보의 배우자 이종근 변호사에 대해 “그 정도면 공범”이라며 “범죄자들이 선량하게 법을 지키는 사람을 지배해서는 안 된다”고 쏘아붙였다.



한 위원장은 공영운(경기 화성을)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해서도 “자기가 근무하는 회사와 관련된 개발 호재가 있기 직전에 10억 원짜리 부동산을 사서 군대 가 있는 아들에게 증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두 후보를 “악인”이라고 부르며 “이런 사람들이 꽉 차 있는 게 민주당이고 조국혁신당”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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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구 성대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한 위원장은 민주당 후보들의 여러 의혹들을 일일이 열거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김병기(서울 동작갑) 후보를 겨냥해 “법인카드 관련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고 김기표(경기 부천을) 후보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수십억 원어치의 ‘영끌’ 투기를 했다가 쫓겨났다”고 꼬집었다. 또 양문석(경기 안산갑) 후보에 대해서도 “학생인 딸이 금융기관에서 11억 원의 사업자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기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은 “범죄 의혹이 불거진 후보들의 국회 입성을 막아야 민생이 안정될 수 있다”며 야권의 ‘범죄자 연대 심판론'을 또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민생 개혁과 정치 개혁을 이뤄내고 범죄자들을 정치 바닥에서 치워버릴 것”이라며 “이·조(이재명·조국) 심판은 네거티브가 아닌 민생 개혁이고 정치 개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야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동시에 유권자들을 향해서는 “저희가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납작 엎드렸다. 그는 재외선거권자 대상 비례대표 선거운동 방송 연설에 출연해 “염치 없는 줄 알면서도 고개 숙여 국민께 호소드린다”며 "딱 한 번만 더 저희를 믿어달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사의 자진 사퇴에 대해 “여러분이 불편하고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면 국민들의 뜻에 따른다”며 민심을 적극 수용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앞서 대통령실에 이 대사가 스스로 거취를 정리해야 한다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총선 판세가 여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254개 선거구 중 170개 정도의 자체 여론조사를 마쳤다”며 “경합 지역이나 우세 지역 가운데 열세로 돌아선 곳들이 여럿 있다”고 말했다. 경합 지역은 대략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5%포인트인 곳이다.

장 본부장은 “여당으로서 대통령실에 국민들의 민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던 부분도 많다”고 인정하며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공약으로 다가가고 저희가 부족했던 점을 국민들께 솔직히 말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전날 발표한 부가가치세 인하 공약에 이어 남은 총선 기간 민생 공약을 추가로 내놓으면서 진정성을 호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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