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넘는 대형 인수합병(M&A) 사례가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 등이 반영되면서 주요국 증시가 역대급 강세장을 이어가는 가운데 한동안 잠잠했던 M&A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증권거래소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 1분기 100억 달러 이상의 메가 딜이 총 11건 진행됐다고 2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1분기(5건)와 비교하면 거래 건수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들의 총거래 규모도 지난해 1000억 달러에서 올해 2150억 달러로 급증했다. 씨티그룹 투자은행(IB) 부문 책임자인 타일러 딕슨은 “성장을 가속화하려는 기업들이 시장을 활용하고 있어 ‘메가 딜’이 번창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거래가 진행되면서 전체 M&A 판도 커진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M&A 총거래 건수는 지난해보다 31% 줄었지만 거래 규모는 6900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0% 증가했다.
이 같은 회복세에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 시장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중앙은행이 이르면 6월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꽁꽁 얼어붙었던 유동성의 해빙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거래를 더 수월하게 이끌었다는 해석이다. FT는 “6월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M&A가 늘었다”며 “거래 자금을 더 쉽고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게 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기저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1분기 M&A 거래는 10년 만에 최저 치를 찍었다. 이에 1년 전과 비교한 올해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이제야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