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위스 융프라우 정상에 올랐다는 인증으로 남기기 시작했던 ‘융프라우 컵라면 샷'. 최근에는 한라산 산행에서도 ‘컵라면 인증샷'이 유행을 하고 있는 가운데 등반객이 먹다 남긴 국물로 인해 관리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제주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이하 관리소)에 따르면 한라산 탐방객들에게 배낭에 가져온 '컵라면 먹기 인증샷' 찍기가 번지면서 대피소 등의 음식물처리 통마다 먹다 버린 라면 국물이 넘쳐나고 있다.
특히 “해발 1700m 윗세오름까지 오른 후 정상 등정을 앞두고 먹은 컵라면 맛은 ‘꿀’”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컵라면 뒤처리 등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현재 윗세오름 등에서는 보온병에 담아 온 뜨거운 물을 부어 컵라면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게 '취식'을 허용하고 있다.
탐방객들은 컵라면을 먹고 난 후 쓰레기를 대부분 되가져가고 있지만 먹고 남긴 국물은 처리가 쉽지 않다.
실제로 대피소 등의 음식물처리 통에 버려진 컵라면 국물은 관리소 직원이 직접 가지고 내려와 처리하고 있는데 그 양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는 게 관리소 측의 설명이다.
관리소는 현수막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탐방객들에게 '라면국물 남기지 않기 운동'을 홍보하고 어깨띠를 착용한 직원들이 나서 캠페인도 전개하고 있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한라산을 찾는 모든 탐방객이 컵라면 국물 등 오염물질을 남기지 않는 작은 실천으로 한라산을 보호해 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