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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그룹 경영권 분쟁 일단락 됐지만…추후 과제 산적

이사회 개최 전 가족 관계 개선 필수적

경영진과 경영 방식에도 변화 생길 듯

미납 상속세 위한 자금 마련 과제

“주주 위한 회사”…친화정책 나올 듯

한미약품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 신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총회장을 나와 소감을 밝히고 있다. 화성=권욱 기자한미약품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28일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 신텍스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마치고 총회장을 나와 소감을 밝히고 있다. 화성=권욱 기자




한미약품(128940)그룹(이하 한미그룹) 경영권 분쟁이 지난 28일 한미사이언스(008930) 정기주주총회에서 임종윤·종훈 형제 측 승리로 일단락됐다. OCI그룹과의 통합은 중단됐지만 향후 한미그룹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형제 측이 이사회를 장악하면서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경영진과 경영 방식을 바꿔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형제 측은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불거진 가족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2000억 원 남짓 남은 상속세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형제 측의 첫 경영 행보는 이사회 개최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형제 측이 이사회 이사진 9명 중 5명을 차지한 만큼 향후 경영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다. 형제 측은 1조 원 투자 유치를 통한 바이오 의약품 수탁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5년 이내 순이익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다만 이사회 운영이 순조롭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머니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데다 송 회장 측 신유철·김용덕·곽태선 사외이사도 내년 3월까지 이사회 멤버 지위가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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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송 회장과의 관계 개선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 1월 형제 측이 한미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을 반대하고 나선 이후 형제 측과 송 회장 측은 서로의 계획을 비판하며 여론전을 펼쳤다. 한미사이언스는 형제 측을 해임하고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2020년 고 임성기 회장 타계 후 미뤘던 후계자를 임 부회장으로 공식화하기도 했다. 형제 측은 주총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머니와 여동생은 이번 일을 계기로 많이 실망할 수도 있는데, 저는 같이 가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형제 측 관계자도 “조만간 이사회는 열리겠지만 그 전에 가족 간에 대화와 화합이 먼저라고 (임종윤 한미약품 전 사장이)생각하실 것 같다”고 언급했다.

경영 방향이 설정되면 한미그룹 주요 경영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업계는 임종윤 전 사장 측 인사가 대거 요직에 배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 전 사장이 “여러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예전에 회사를 나가신 분들도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한 만큼 한미약품을 퇴사했던 임원들의 재신임도 예상할 수 있다. OCI그룹과의 통합에 적극적으로 찬성 의사를 보였던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비롯한 계열사 대표와 본부장 등의 입지는 불안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형제 측 인사가 한미그룹에 대거 배치될 것이고 그로 인한 큰 폭의 인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OCI그룹 통합의 단초가 된 상속세 문제도 숙제로 남아있다. 임 회장 별세 후 가족들은 세 차례 상속세를 냈으나, 2644억 원 규모의 미납금이 남아있다. 형제측은 아직 상속세 문제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선 구체적인 방안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는 경영권을 장악한 형제 측이 회사에 투자를 유치하면서 본인들의 일정 지분까지 묶어 매각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형제 측 관계자는 “한미그룹을 다른 그룹에 넘겨 상속세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한미그룹과 코리그룹의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부가가치로 상속세를 납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형제 측의 승리가 소액주주의 힘이었던 만큼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도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형제 측은 주총 전날까지 2%포인트 가량 열세였지만 소액주주들의 몰표로 판세를 뒤집었다. 임종윤 전 사장은 주총 이후 “주주가 주인이다. 고객보다 주주가 더 중요하다고 느꼈다”며 “앞으로 주주들이 원하는 회사로 더 나아갈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수년의 인내가 필요한 연구개발(R&D)보다는 비용축소, 배당확대 같은 단기 주가 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왕해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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