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좁은 거실서 '영화관 사운드'…목소리·효과음 명확하게 구분하는 제품은?

◆LG 'AI 사운드바' 청음해보니

비행기 소리 등 방향감 구현 우수

실내공간 크기 분석해 음향 최적화

LG전자 직원이 29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R&D센터에서 LG 사운드바 체험을 안내하고 있다.사진=LG전자LG전자 직원이 29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R&D센터에서 LG 사운드바 체험을 안내하고 있다.사진=LG전자




요란한 비행기 엔진 소리 속에서도 영화 주인공 톰 크루즈의 목소리는 또렷하게 들려왔다. 15개 채널의 스피커에서는 미사일과 엔진 추진음, 인물들의 외침 등이 동시에 섞여 나왔지만 화면을 가로지르는 미사일의 방향감과 거리감을 정확하게 전달했다.



29일 서울 서초구 LG전자 R&D캠퍼스에 위치한 가전제품 청음실에 들어서자 TV 아래 설치된 검은색 막대에서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실감 나는 음향이 들려왔다. 이 검은 막대는 LG전자가 이달 초 출시한 2024년형 사운드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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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제품에는 세계 최초로 업파이어링 스피커 3대를 탑재해 등장인물의 목소리와 시끄러운 각종 효과음을 명확히 구분해냈다. 위로 솟구치는 음향이 마치 주인공의 음성이 TV 스피커에서 바로 나오는 것처럼 느끼게 했다. 통상 사운드바는 TV와 떨어져 설치돼 소리가 TV 밖에서 나오는 듯한 이질감을 주는데 이 단점을 상쇄한 것이다. 이 모델은 저음을 내는 ‘서브 우퍼’, 입체 음향을 내는 ‘리어 스피커’ 등 총 15개의 채널을 지원한다. 최대 출력은 810W다.

채널 수가 많아도 콘텐츠가 지원하지 않으면 페라리를 타고 도심을 달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 LG전자는 인공지능(AI)으로 이를 보완했다. 예컨대 주요 콘텐츠 플랫폼인 유튜브는 통상 2채널을 지원한다. 이 때문에 제조사들은 이 경우 2채널로 송출되는 음향을 15채널로 단순 ‘복사’해 대응한다. LG전자의 신제품에는 AI의 분석이 들어가는 게 차별점이다. 2채널을 단순히 15채널로 확대하는 게 아니라 콘텐츠 음향을 분석해 각 채널에 배분한다. 김민구 LG전자 오디오기구·음향개발팀 선임은 “통상 기존 제품들은 소리를 복사해 다른 채널로 붙여넣기를 했다면 자사 제품은 AI가 소리나 음향의 방향감을 분석해 음향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채널에 배치한다”고 설명했다.

AI 기능은 가정집의 구조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날 영화가 상영된 곳은 폐쇄된 청음실이었지만 사용자들은 개방된 거실에 사운드바를 설치한다. 리어 스피커, 우퍼 등 구성 요소를 제작사의 의도대로 놓기 어려운 환경이다. LG전자의 신형 사운드바는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 반사를 분석해 실내 공간의 크기와 형태를 감지, 제한된 환경에서 최적의 음향 효과를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LG전자 관계자는 “국내에서 사운드바 사용을 주저하는 것은 소음 문제나 최적의 효과를 구현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인데 AI 기능을 통해 제한된 환경에서 최적의 음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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