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에 ‘여풍(女風)’이 거세게 불었다. 이사회의 다양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전체 사외이사 수도 소폭 늘었다. 지배구조를 놓고 내분을 겪고 있는 NH농협금융지주만 주요 금융지주들 중 유일하게 사외이사를 줄여 눈총을 받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105560)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올 주주총회에서 여성 이사회 의장을 선임했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 출신인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은 KB금융의 첫 여성 이사회 의장에 올랐다. 신한금융도 윤재원 홍익대 경영대 교수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앞서 전성빈 전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에 이어 14년 만에 여성 의장이 탄생했다. 신한금융은 김조설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송성주 고려대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해 여성 사외이사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렸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여성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늘렸다. 우리금융은 이은주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와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를, 하나금융은 기존 이사회 멤버인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과 함께 윤심 전 삼성SDS 부사장을 사외이사에 선임했다. BNK금융지주(138930)는 여성 사외이사였던 김수희 이사 후임으로 오명숙 전 홍익대 신소재화공시스템공학부 교수를 선임했다. JB금융은 이희승 리딩에이스캐피탈 투자본부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DGB금융도 올해 안에 여성 사외이사 1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를 늘리고 여성 사외이사도 보강한 것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과 관련해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금융 당국도 다양성과 전문성 강화를 위해 사외이사 강화를 주문했다”고 말했다.
반면 NH농협금융지주는 사외이사가 7명에서 6명으로 줄어 나 홀로 상반된 움직임을 보였다. 금융지주법에 따르면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NH농협금융 소속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소관이다. 하지만 농협중앙회는 그동안 비상임이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이사회 구성에 참여해왔다. 이번에도 비상임이사 선임 후 남은 1명의 사외이사에 대한 의견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