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개발 사업 중 전문가들이 뽑은 최악의 사업은 지난해 파행을 빚은 잼버리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지난달 15~25일 시사저널과 공동으로 실시한 ‘최악의 도시개발 사업’ 전문가 설문조사 결과 1위에 ‘2023 잼버리(55표)’가 선정됐다고 밝혔다. 2위는 ‘김포 통합 계획(52표)’, 3위는 ‘4대강 사업(50표)’이 차지했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는 내부 전문가들로 40개 대표 사업을 추린 뒤 도시 관련 학회 등을 통해 도시 전문가 108명에게 설문지를 배포했다.
전문가들은 잼버리를 ‘최악의 도시개발 사업’으로 뽑은 이유로 ‘관리부재 운영미숙에 의한 인재(85.5%)’를 들었다. 이들은 “세계대회 유치가 지역발전의 지표인 것처럼 과도한 경쟁이 진행됐다”면서 “또 구체적인 집행계획이 결여된 채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역할분담이 모호해 참가자의 불편을 초래했고 국가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발시대 통용됐던 ‘행사유치 후 지역개발’이라는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무분별한 예산 사용 등 대표적인 관리 부재·운영 미숙 사건인 만큼 책임소재 규명과 책임자 문책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김포 통합 계획에 대해서는 “국토 균형발전을 저해하고, 수도권 집중을 강화하는 것으로 선거철 반복되는 선심성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고,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운하는 바다가 없는 나라에서 만드는 것인데, 그렇지 않은 한국에서 정치논리로 만든 후 막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4위로는 재정낭비 후세대 부담·재원마련 불확실성을 이유로 ‘레고랜드(47표)’가 선정됐다. 5위로는 ‘가덕도 신공항(35표)’가 뽑혔다. 전문가들은 “신공항의 기능과 모습에 대한 마스터 플랜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경실련은 선거철 도시개발 사업 공약이 남발되어 불필요한 피해를 낳았다며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그간 막대한 혈세가 투입되는 공공사업이 전문성 없는 정치인의 표 얻기로 활용돼 막대한 예산 낭비와 사회적 갈등이 발생되어 왔다”면서 “22대 국회의원 후보자들에게 나라의 미래를 고려해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정책과 공약을 마련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