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로터리] 기업가정신을 지원하라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





1997년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금융위기로 바닥을 쳤던 경제성장 동력을 회복시키는 데 앞장선 주역은 벤처기업이었다. 지금의 저성장 기조를 타개하고 디지털경제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다시 벤처의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의 생산성 하락은 최근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또 정보기술(IT) 업종을 제외하고는 디지털 전환에 소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금은 물론 미래의 경쟁 우위 확보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벤처기업은 성장 걸림돌로 여전히 자금과 인력 문제를 꼽고 있다. 인재 확보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대기업 등과의 임금격차다. 임금격차는 계속 벌어져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임금이 대기업 임금과 비교해 50%대에 머물렀다. 우수 인재 채용이 어려워졌고 공들여 키운 인재를 대기업에 빼앗기는 경우도 자주 발생했다. IT 분야에서 인재 유입이 안 되면서 디지털 경제 주도권이 대기업에 쏠리는 상황이 됐고 벤처기업은 점차 경쟁력이 하락하고 생산성이 정체되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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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 창업을 통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고용 창출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생계형 창업’이 아닌 ‘기회형 창업’으로 5년 이상 생존하는 기업 수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창업 기업의 5년 생존율은 여전히 30%대에 못 미치고 있다. 창업가를 양성하는 단계에서 혁신적인 ‘성장 벤처’를 만드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벤처기업 정밀 실태 조사에서는 벤처기업의 72.7%가 다가올 미래를 낙관하면서 추후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을 향해 달릴 의지가 살아 있는 것이다. 이들이 현실 속에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벤처기업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정체된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경쟁력을 키워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난관을 극복하는 것은 벤처기업가의 몫이지만 그 과실은 사회와 국가에 돌아갈 것이다.

벤처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정책의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인재 유치와 연구개발, 사업화 자금 지원 등에서 벤처기업이 처한 난관을 넘도록 국가가 창업 그 자체를 넘어 창업 기업의 성장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임금격차 등의 문제가 해소될 수 있도록 각계각층의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 이런 문화가 기업가정신을 촉진할 것이다.

벤처기업들은 여전히 기업가정신을 고취하는 사회 분위기가 취약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는 벤처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향상을 지지하고 도와주려는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있다. 벤처기업이 혁신으로 디지털 경제의 선두 주자가 되는 것이 저성장 시대를 끝내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가장 빠른 길이다. 벤처가 혁신의 리더십,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도록 국가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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