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이라며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 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정부 세종청사에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3월 소비자 물가는 3.1%상승해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월 5.0%를 기록한 뒤 등락을 반복하다 올해 1월 2.8%로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2개월 만에 다시 3.1%를 기록해 3%대에 올라선 상태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최근 세계 주요국 물가 흐름을 보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마지막 단계에서 굴곡 있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3월 물가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 기상여건 악화 등 공급 측 요인들이 겹치면서 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우려가 있었으나, 모든 경제주체들의 동참과 정책 노력 등에 힘입어 ‘물가 상승의 고삐는 조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4월부터는 기상여건이 개선되고 정책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추가적인 특이요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3월에 연간 물가의 정점을 찍고,하반기로 갈수록 빠르게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최근 이코노미스지의 분석을 인용해 “낮은 근원물가 등을 근거로 한국은 고물가 지속가능성이 크게 낮다고 평가했다”고도 전했다.
물가 안정에 자신감을 드러내면서도 최 부총리는 “국민들께서 느끼는 물가수준이 결코 낮지 않다”며 대응책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먹거리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계속 투입한다. 최 부총리는 “4월에도 농축산물 정부 할인지원율을 20%에서 30%로 상향하고, 정부 직수입 과일 물량을 상반기 5만톤 이상으로 확대해 소형 슈퍼마켓에도 시중가보다 20% 저렴하게 공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수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는 생산-유통-소비 등 단계별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최 부총리는 “사과 계약재배 물량을 기존 4.9만톤에서 6만톤으로 확대하고, 사과를 2배 이상 생산하는 스마트과수원 특화단지를 2025년 5개소에서 2030년 60개소로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또 농축수산물 유통구조개선 TF 즉시 가동키로 했다. 이와관련 최 부총리는 “농식품부, 해수부, 공정위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현장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 활성화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농축산물 유통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해 4월중 발표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국제곡물가격 하락을 반영해 일부 업계에서 제품 가격을 인하하기로 결정했다”며 “정부가 고물가기에 도입했던 재정·세제 지원을 지속 중인만큼, 업계도 국민 부담 완화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정부는 ‘장보기 무섭다’는 말 한마디를 무겁게 받아들여 2%대 물가가 조속히 안착되도록 총력 대응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