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사기, 명예훼손 등 각종 사법리스크에 휘말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거액의 공탁금 납부를 앞두고 채권을 발행해 자산을 압류 당할 위기에서 가까스로 벗어났다.
2일 미국 블룸버그와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사기 혐의로 피소된 사건과 관련해 1억 7500만 달러(2366억 원 상당)의 채권을 발행해 정부의 자산 압류를 막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탁금을 납부하지 못했을 경우 부동산과 자동차 등 자산이 압류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앞서 뉴욕 맨해튼지법은 지난 2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기 혐의와 관련해 4억 640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3년 간 뉴욕에서 사업 운영과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금지했다. 검찰은 트럼프와 그의 자녀들이 트럼프 그룹의 부동산 가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은행에서 부당하게 대출을 받는 등 금융사기 혐의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관건은 벌금 규모였다. 이와는 별도로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이 제기한 명예훼손 소송과 관련해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캐럴은 과거 자신을 성폭행한 트럼프가 사실 관계를 왜곡해 발언하면서 명예훼손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배심원단은 833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는 거액의 보석금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도 놓였다.
법원이 연달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거액의 벌금을 선고하면서 그는 심각한 제정 위기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장을 제출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벌금 집행을 지연시키기 위해 당초 자신이 보유한 30개 회사에 보석금을 청구했으나 한 곳에서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달 22일 SNS를 통해 자신이 "5억 달러(약 6700억 원)의 현금을 갖고 있다"며 정부가 자신의 자산 압류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 포브스 매거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을 64억 달러로 추산하고 있는데, 이는 그가 소유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랫폼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이 지난주 상장된 이후 자산 가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트루스 소셜의 모회사 트럼프 미디어 & 테크놀로지 그룹(TMTG)가 지난해 6000만 달러에 가까운 순손실을 입은 것으로 보고되면서 지난 1일(현지시간) 트루스 소셜 주가가 21% 이상 급락했다. 이에 따른 영향으로 그의 자산도 10억 달러 감소했다.
한편 오는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을 앞두고 성인영화 배우의 성추문을 입막음한 사건과 관련한 첫 형사 재판이 맨해튼 지법에서 시작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