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보석 요청 기각 후 단식 및 재판 거부에 돌입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또다시 공판에 불참석했다. 재판부는 차일 기일인 이달 15일에도 불출석 시 그대로 재판을 진행하고, 추후 구인장 발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지법 형사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3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송 대표의 공판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송 대표가 불출석함에 따라 재판을 연기했다. 송 대표가 공판을 불출석한 것은 지난 1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재판에는 송 대표와 변호인 측 모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재판 거부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며 “어떠한 형태로든지 재판을 거부하는 표현은 재판부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힘들다. 법정에 나와서 자기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게 현재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차일 기일에도 송 대표가 불출석할 경우 그대로 재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심리적 불안정을 호소하는데 다음 주 선거 결과가 발표되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에도 출석을 안하면 불출석 재판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구인장 발부 가능성도 시사했다. 불출석에 따라 재판을 멈출 수 없는 사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어 “과거에도 재판을 거부한 분들이 있었다. 형사소송법 규칙이나 보고서 등을 서울구치소 측에 요구할 수 있는데 구치소는 그런 것을 관린 안 한다는 입장이다”라며 “다음 주에 구치소와 내용을 논의해보고 없다고 하면 구인영장이라도 발부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송 대표의 재판 불출석이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가정을 위해 일하는 보통의 사람들과 청년들이 내가 선거를 나갈 테니 석방해달라고 하면 그게 가능한 일이냐”라며 “광역단체장과 5선 국회의원을 지니고 과반수 의석 당 대표까지 하신 분이 표시할 입장은 아니라고 본다”고 강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주장은 재판을 성실하게 참여하는 의무 위반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당선을 위해 3~4월 두 달간 총 665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본부장에게 살포한 과정에 개입한 혐의로 올해 1월 구속 기소됐다. 송 대표는 옥중에서 광주 서구갑 후보로 등록한 채 보석을 요구했지만 지난달 29일 기각됐다. 이에 송 대표는 2일 “보석 기각으로 참정권을 피해받았다”며 단식투쟁과 함께 재판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