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을 앞세운 금융지주의 ‘실적 잔치’가 막을 내릴 전망이다. 2조 원에 달하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배상으로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이 6000억 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KB금융(105560)의 배상금이 가장 큰 만큼 ‘리딩금융’의 자리를 신한금융에 내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 결과,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총 4조362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9697억 원)보다 12.2%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3.2% 떨어진 6조4376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KB금융의 올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1조2268억 원이었다. 1년 전(1조4992억원)보다 18.2% 줄어든 것으로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크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조4143억 원에서 올해 1조2933억 원으로 8.6% 줄었다. 전망치대로라면 근소한 차이로 KB금융이 1위 수성에 실패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은 1조1095억 원에서 9893억 원으로 10.8%, 우리금융은 9466억 원에서 8530억 원으로 9.9% 각각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이 급감한 원인으로는 ELS 관련 손실 배상이 지목된다. 이사회에서 배상계획을 확정하면 회계상 충당부채로 반영해 그만큼 순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홍콩 ELS 판매 은행들의 배상금은 총 2조 원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버텨주며 연간 전망은 양호할 전망이다. 4대 금융지주의 올해 연간 순이익 전망치는 총 16조5332억 원으로, 전년(15조1367억 원)보다 9.3% 높은 수준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NIM은 고금리 적금 만기 도래, 핵심예금 증가 등 조달 쪽 부담이 완화되며 시중금리 하락에도 불구하고 보합 혹은 소폭 상승할 전망”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가 현실과 괴리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전망이 밝지 않고 하반기 금리도 인하될 것으로 보여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이달 25일, 신한·하나·우리금융은 26일 차례로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