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전자, 美 텍사스 투자 두 배 늘려 60조"

WSJ "15일 테일러서 발표 예정"

HBM 고도화로 月13만 장 생산

특수 메모리서도 수익 확대 속도전

삼성전자의 12단 HBM3E. 사진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의 12단 HBM3E.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에서의 반도체 생산 투자를 기존의 두 배 이상인 440억 달러(약 59조 5000억 원)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15일 텍사스주 테일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식통들이 WSJ에 전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생산능력 확충과 차세대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SK하이닉스의 기술 경쟁력에 밀리면서 고전했지만 올해부터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특수 메모리 시장에서도 ‘초격차’ 노하우를 발휘하겠다는 포석이 깔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첨단 후공정 라인이 결집한 천안 사업장을 중심으로 HBM 생산능력을 지난해보다 2.9배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 초만 해도 HBM 라인을 전년 대비 2.5배 확충하겠다는 방침이었지만 투자를 더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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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계획대로라면 삼성전자는 올해 HBM 시장 1위 SK하이닉스의 생산능력을 뛰어넘게 된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말 삼성전자는 월 13만 장 수준의 HBM 생산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하게 될 월 12만~12만 5000장 규모보다 최대 1만 장을 앞서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이 시장에서 재미를 보지 못했다. 2019년 HBM 개발팀을 해체한 것이 패착이었다. 반면에 수년간 꾸준히 기술을 향상시킨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 1위 엔비디아의 선택을 받으면서 HBM 선두 자리에 올라섰다.

세계 D램 시장 1위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 회복세와 함께 HBM 리더십까지 거머쥐기 위해 분골쇄신하고 있다. 삼성은 자사 제조 기술인 열압착-비전도성접착필름(TC-NCF) 공정을 고도화해 12단 이상 고용량 HBM에서 승부수를 띄운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올 하반기께 8단 5세대 HBM과 함께 12단 제품 역시 엔비디아의 승인(퀄) 평가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의 수장인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도 3월 열렸던 회사의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에서 삼성의 12단 5세대 HBM에 ‘승인(Approved)’이라는 글귀를 새기며 기대감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HBM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한다면 삼성도 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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