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던 20대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20대 남성이 합의금 명목으로 '월 20만 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피해자 A씨는 "피고인 측에서 합의를 제안하긴 했다"며 "'선처해줘서 집행유예가 나오면 열심히 일해서 월 20만 원씩 주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4일 오전 12시15분께 진주시 하대동 한 편의점에서 20대 남성 B씨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 범행 당시 B씨는 "여성이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라며 "페미니스트는 좀 맞아야 한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사건으로 A씨는 청력이 손실돼 보청기를 사용해야 한다. A씨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의자의 폭행으로 왼쪽 귀는 청신경 손상과 감각신경성 청력손실을 진단받았다"며 "이미 손실된 청력은 별도의 치료법이 없어 영구적인 손상으로 남고 보청기 착용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다"고 밝혔다.
당시 B씨의 폭행을 말리던 50대 남성 C씨는 어깨와 이마, 코 부위 등에 골절상을 입고 귀와 목, 눈 부위가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았다. C씨는 이 사건 이후 퇴사하고 생활고를 겪고 있으며 현재 일용직으로 일을 다니고 있는 상태다. 또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는 상태라고도 알려졌다.
C씨의 도움으로 폭행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A씨는 사건반장을 통해 "10분가량 되는 폭행 시간 동안 저 혼자 맞았다면 난 죽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해 죄송하고 감사해서 사과했더니 (C씨가) '나도 편의점 안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딱 딸 또래 애가 덩치 2배 되는 남성한테 얻어막고 있는데 아빠 된 사람이라면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을 거다. 네가 미안해하면 그게 잘못된 거다'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C씨는 "아마 그때가 다시 돼도 또 내가 그렇게 할 거 같다"며 "다른 사람들도 그 상황이 닥친다면 아마 그렇게 할 거다. 제가 볼 때 그 상황이 되면 누구라도 그렇게 할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특수상해 등의 혐의로 B씨에게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오는 9일 창원지법 진주지원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