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꽃의 시간이다. 하얀 벚꽃과 분홍빛 철쭉, 원색의 튤립이 빚어내는 향연을 즐길 시간이다. 6일 경기관광공사와 각 지자체의 안내로 가까운 곳에서 상춘객들이 즐길 수 있는 5곳의 봄꽃 명소를 소개한다.
◇'벚꽃도청' 들어보셨나요?
‘경기도 문화사계’는 팔달구 효원로 옛 경기도청 부지의 지역 명소화와 경제 활성화를 돕고 경기도민의 문화향유확대를 위해 기획된 경기도의 대표 문화 축제다. 올 봄에는 ‘문화사계’ 행사 중 하나인 ‘봄꽃 축제’가 7일까지 옛 경기도청 일원에서 열린다. 도 행정의 중심지였지만 이제는 매년 20만 명 이상이 찾는 경기도의 대표 벚꽃축제의 명소로 자리잡았다. 올해부터는 ‘경기도 문화사계’ 행사를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해 문화관광 측면의 다양한 콘텐츠와 볼거리, 즐길 거리가 더해졌다. 매일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밴드, 퓨전국악, 뮤지컬, 마술쇼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또한 벚꽃 길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야간 조명 벚꽃 산책길을 운영한다. 전문 DJ가 진행하는 라이브방송을 통해 방문객의 생일축하, 프러포즈 등 깜짝 이벤트도 진행한다. 아울러 공익 홍보 및 체험부스, 사회적 기업과 자활 기업의 전시 부스를 운영하고 재활용놀이터와 소방안전체험관 다채로운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축제를 즐긴 후 벚꽃 가득한 팔달산길로 수원화성 서장대에 올라서 수원의 야경을 감상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20만 그루 향연…'철쭉 군포'
벚꽃이 질 때 쯤 꽃망울을 터뜨리는 철쭉은 봄을 대표하는 꽃 중 하나다. 수도권에서는 군포 철쭉축제가 단연 인기다. 산본동 철쭉동산은 철쭉나무만 무려 20만여 그루가 식재돼 있다. 군포시가 꾸준히 관리를 해 해가 갈수록 더욱 풍성한 철쭉을 만날 수 있다. 지난 해만해도 축제기간 30만명이 군포를 찾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지하철 4호선 수리산역 3번 출구가 철쭉공원으로 연결되고, 걸어서 3분이면 철쭉동산에 도착한다. 명소 중 하나인 철쭉동산 폭포는 올해 군포시가 자연형태로 재구성하고 물줄기를 변화무쌍하게 조정해 한결 더 시선을 끈다. 올해 군포 철쭉축제는 이른 개화시기를 감안해 일정이 앞당겨졌다. 20일부터 28일까지 철쭉동산과 초막골생태공원 등 군포시 일원에서 철쭉의 향연을 질길 수 있다. 개막콘서트를 시작으로 먹거리장터와 버스킹 공연은 물론, 다양한 전시·체험프로그램이 준비된다. 주말과 휴일에는 차 없는 거리 ‘노차로드’가 운영된다.
◇네덜란드 사람도 즐기는 공원?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용인농촌테마파크는 다양한 테마와 프로그램을 통해 일상을 벗어난 전원 체험과 가족단위의 휴식을 제공한다. 봄의 색채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곳이다. 입구에 핀 꽃양귀비와 팬지, 라넌큘러스 등이 눈길을 끈다. 테마파크에 접어들면 들꽃광장, 꽃과 바람의 정원, 소망의 언덕 등 각 주제 정원이 펼쳐진다. 튤립, 철쭉, 루피너스 등 봄꽃이 온통 화사한 자태를 뽐낸다. 지난해 세계잼버리대회에서 조기 퇴영한 네덜란드 스카우트 대원들이 찾았다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용인의 숨겨진 꽃명소다. 화훼 산업의 선진국인 네덜란드 사람들조차 감탄할 만한 곳이 곳곳에 있다. 농촌테마파크의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곳곳에 설치된 39개의 원두막이다. 도시락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등 시골 할머니 댁에 온 듯 자유롭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가로이 낮잠을 즐기는 풍경도 쉽게 볼 수 있다. 농업의 역사와 미래를 담은 농경문화전시관, 유아부터 성인까지 오감을 자극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종합체험관도 필수 코스다.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 시설도 잘 갖추어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알맞다. 27일과 28일에는 농업 체험과 농산물 판매 등 관광객과 농업인이 어우러지는 도농어울림 행사가 열린다.
◇광주로 '벚꽃 드라이브' 나서볼까
수도권에서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벚꽃 구경을 하고 싶다면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을 찾으면 된다. 남한산성에는 1만 5000여 그루의 벚꽃 나무가 식재돼 있다. 이번 주말 벚꽃이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한산성 로터리에서 북문, 서문, 수어장대, 행궁터, 남문으로 이어지는 성곽 등산코스와 동문을 지나 시원한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도로변과 산야에서 출렁이는 벚꽃의 물결을 만날 수 있다. 남한산성은 수어장대를 비롯해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문화유적지로 자녀들의 역사교육도 겸할 수 있다. 광주시 벚꽃 길은 최적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광주시는 남한산성 도립공원을 관통하는 지방도로변 8㎞와 팔당호를 따라 퇴촌면과 남종면에서 양평으로 이어지는 337번 지방도로에 심어 벚꽃길을 1997년부터 조성해 왔다. 남한산성에서 분원리까지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는 도로변의 벚꽃을 구경하기에 아주 좋으며 조용하고 번거로움이 없어 벚꽃과 팔당호를 감상하는데 제격이다.
남한산성 벚꽃 길 코스는 남한산성 관리사무소부터 남한산성면 행정복지센터까지 308번 국도를 따라 8㎞에 걸쳐 이어진다. 초입부터 산성천과 벚꽃 가로수가 조화를 이룬다. 팔당호 드라이브 코스는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에서 수청리까지 337번 지방도 12㎞에 걸쳐 펼쳐진다. 3000여 그루의 벚나무와 팔당호가 빚어내는 절경이 빼어나다.
◇'호수와 꽃…' 봄 밤의 낭만 은계호수공원
시흥시 은행동 일대에 자리한 은계호수공원은 수도권 알짜배기 꽃 명소 중 하나다. 호수 옆 오난산에 벚꽃이 최근 피기 시작해 만개했고, 철쭉도 꽃봉오리를 키우고 있다. 은계호수와 오난산이 하나로 이어져 도심 속에서도 자연을 즐기며 휴식하기 좋아서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공원이다. 저녁에는 꽃과 호수에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봄밤의 낭만을 즐길 수 있다. 호수공원 바로 옆의 오난산전망공원은 가볍게 걷기 좋은 코스가 깔려있다. 산책로가 완만하고 정비도 잘 되어있어 아이들과 함께 산책하기 좋다. 4월 중순부터는 철쭉동산으로 변신한다. 공원 진입계단으로 올라가서 전망데크 1과 2를 지나 생태습지 쪽으로 내려오는 것이 철쭉 감상 최적의 코스다. 그중에서도 정상 부근의 팔각정은 붉게 펼쳐진 철쭉과 은계호수공원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이다. 아직 일반에 널리 알려진 곳이 아니어서 번잡함을 피해서 화려한 철쭉을 즐기고 싶다면 은계호수공원과 오난산전망공원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