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 오픈AI의 광폭 행보에 구글 등 인공지능(AI) 빅테크들의 신경전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오픈AI가 최대 1000만 달러(약 135억 원)에 달하는 파격적인 스톡옵션 등을 내세워 AI 핵심 인재 확보에 나선 데다 초거대 AI의 주무대가 될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도 빠르게 고객사를 늘려가고 있어서다.
6일(현지 시간) 브래드 라이트캡 오픈AI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블룸버그통신·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오픈AI 직원이 현재 1200명을 돌파했고 B2B 가입자도 연초 대비 4배인 60만 명을 넘어섰다”며 “회사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B2B 사업 분야 영업·개발 인원만 200여 명”이라고 밝혔다. 2022년 말 기준 오픈AI 직원은 335명에 불과했고 지난해 11월 샘 올트먼 CEO 축출 사태 당시에도 770명으로 알려졌다. 반년도 채 되지 않아 430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실리콘밸리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막강한 보상을 제시하며 AI 핵심 인재들을 대거 흡수하고 있다. 올 1월 기준 박사급 AI 연구원에게 86만 5000달러(약 11억 7000만 원)의 연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세계적으로 극소수에 불과한 핵심 인력에는 무려 1000만 달러에 달하는 스톡옵션까지 제안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미친 인재 경쟁”이라며 “오픈AI가 공격적으로 테슬라 직원들에게 이직을 제안하고 있어 (직원을 지키기 위해) 보상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선 나이트 테슬라 머신러닝(ML) 엔지니어가 오픈AI에 합류하려다 머스크의 만류로 xAI로 보직을 옮겼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나온 발언이다.
기존 인재를 붙잡기 위한 자금 확보전도 치열하다. WSJ는 머스크의 AI ‘그록’ 개발사 xAI가 30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xAI는 투자금 사용처에 대해 함구했으나 업계에서는 인재 쟁탈전에 대응하기 위한 실탄 마련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초거대AI 경쟁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오픈AI에 뒤처지고 있는 구글은 영상 저작권 문제를 꺼내들며 압박에 나섰다. 4일 닐 모헌 유튜브 CEO는 블룸버그에 “오픈AI 영상 생성 AI ‘소라’ 학습에 유튜브가 쓰였다면 약관 위반”이라고 밝혔다. 구글 고위 관계자가 오픈AI의 저작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오픈AI는 ‘소라’ 학습에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에 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놓고 있어 유튜브 영상이 쓰였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구글은 챗GPT B2B 가입자 증가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9일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클라우드 넥스트 2024’를 열고 B2B 신기술과 초거대 AI ‘제미나이’ 기반 사업 강화 전략을 소개할 예정이다. AI 수익 모델이 개별 사용자가 아닌 기업 단위 B2B 클라우드 시장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서다. 클라우드 업체인 MS와 구글, 아마존이 초거대 AI 개발에 주력하는 배경이다. 최근 로이터는 구글이 소비자관계관리(CRM) 기업 허브스팟 인수를 타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RM은 대표적인 B2B 클라우드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