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을은 전국에서 가장 젊은 지역구다. 평균 나이는 34.7세로 전국 평균보다 10살이나 어리다. 출산율(1.4명)은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0.72명)의 두 배에 달한다. 어느 지역보다 활력이 넘치는 이곳에 현대차 사장을 지낸 공영운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삼성전자 연구원 출신의 한정민 국민의힘 후보, 개혁신당 대표를 맡고 있는 이준석 후보가 도전장을 던졌다. 총선이 이틀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여야 후보들 간 무차별 폭로전까지 불거지면서 막판 선거전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이 8일 동탄 호수공원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공약과 인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여러 의혹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창현(42) 씨는 “동탄은 주민들이 젊은 만큼 출마한 인물과 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판단하려는 성향이 강한 곳”이라면서도 “최근 자질을 의심할 만한 의혹들이 제기되면서 후보들이 어떻게 소명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공 후보는 이 후보가 제기한 의혹들 탓일까, 유권자들 사이의 평가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동탄 6동 주민인 최 모(38) 씨는 “대기업 임원으로 오래 근무한 만큼 의정 활동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면서 “다만 최근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한 것 같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반면 40대 남성 유권자인 박 모 씨는 “선거철 네거티브 공세일 뿐”이라며 “정권 심판을 위해 공 후보에 힘을 실어줄 생각”이라고 전했다.
한 후보는 ‘젊은 영입 인재’라는 참신성과 동시에 낮은 인지도가 단점으로 꼽혔다. 이 모(32) 씨는 “한 후보가 구태 정치와는 가장 거리가 먼 인물처럼 느껴진다”고 평한 반면 박 모(45) 씨는 “집권 여당의 후보라는 점만 알고 있을 뿐 다른 후보들에 비해 존재감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30대에 제1야당 대표를 지낸 이 후보의 가장 큰 강점은 대중적 인지도였다. 김성현(26) 씨는 “많은 토론과 방송에서 보여줬던 이 후보의 ‘스마트함’이 지역에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며 “공약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박 모(45) 씨는 “토론에서 이기는 법은 알아도 사람 마음을 얻는 법은 모르는 것 같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네거티브 공방보다는 시급한 지역 현안을 해결해줄 수 있는 후보에게 한 표를 행사하겠다고 주민들도 적지 않았다. 이곳 유권자들은 출퇴근 교통난과 과밀 학급, 의료시설 부족, 돌봄 문제 등을 시급히 해소돼야 할 현안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