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인도 전용 전기차(EV) 모델에 현지 기업이 생산하는 배터리를 탑재한다. 2030년까지 전기차 판매 비중을 30%까지 확대하려는 인도 정부의 정책에 맞춰 배터리 현지 조달로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다. 과잉 생산된 중국산 전기차가 인도를 비롯한 신흥 시장으로 밀려드는 상황에서 현대차·기아의 이 같은 현지화 전략이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기아는 8일 경기도 화성시 남양연구소에서 인도의 배터리 전문 기업인 엑사이드에너지와 ‘인도 전용 EV의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엑사이드에너지는 인도에서 75년 이상 배터리 사업을 해온 엑사이드(납산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가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진출을 위해 2022년 설립한 자회사다. 올 연말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선행 양산할 계획이다. 엑사이드에너지는 앞으로 양산할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셀을 현대차·기아의 인도 생산 거점에 공급한다. 엑사이드에너지의 배터리셀은 현대차·기아의 인도 시장 전용 EV에 탑재될 예정이다. 이 모델은 인도 기업이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하는 최초의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인도에서 처음 생산될 차량용 배터리의 품질 확보를 위해 개발에서 양산까지 전 단계에 걸쳐 엑사이드에너지와 협력한다. EV에서 순수 하이브리드차(HEV)까지 전동화 전반으로 파트너십을 확대해 인도 정부의 전동화 정책에 공동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세계 3대 완성차 시장인 인도는 전동화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 전기차 판매 비중 30% 달성을 목표로 자국에서 전기차 생산을 시작하는 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현지화를 통해 가성비가 중요한 인도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6개의 전기차 모델을 투입하고 기아는 내년부터 현지에 최적화된 소형 전기차를 양산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의 주력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해당 지역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전기차로 인식되고 있다”며 “대중적인 모델이 필요한 현대차·기아에 전략 차종 개발과 함께 배터리 현지 조달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