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총선 이후 열 것으로 알려진 의료계 합동 기자회견에 대해 전공의 대표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의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합의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고수하던 정부가 의료계의 합리적 대안이 있으면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다며 화해의 손짓을 내밀며 의정 관계가 전향적 기류로 바뀌는 분위기에 변수가 생겼다. 의협 비대위도 합동 기자회견을 계기로 정부와 단일한 소통창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었으나 영향이 불가피하다.
박 위원장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협이 전날 비대위 회의 후 브리핑에서 여러 의료계 단체들과 합동으로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정부와 협상 창구 단일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던 것과는 다른 기류다.
박 위원장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히면서 의료계의 단일대오 형성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그동안 여러 목소리를 내고 있었는데, 이제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한곳에 모여서 목소리를 내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대전협과 의협, 전의교협,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가 총선 직후인 12일 합동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것과 관련해 임현택 차기 의협 회장 당선인이 ‘내부의 적’ 운운하며 강도 높게 비난한 데 대해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언제든 대화를 환영한다. 삼겹살에 소주나 한 잔 하자. 제가 사겠다”고 덧붙였다.
본인과 관련해 의사 커뮤니티, 전공의 단체 대화방 등에서 돌고 있는 비판 여론과 소문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그는 의사 커뮤니티에서 윤 대통령과 9일 만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데 대해 “내일 대통령 안 만난다”고 일축했다. 의대 증원 찬성 입장을 표명한 의사단체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가입 여부에 대해서는 “가입 및 활동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박 위원장은 2월 20일 대전협이 내놓은 7개 요구와 성명서 초안 모두 본인이 직접 작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들과 논의 후 완성했다”며 전공의 내부에서 제기되는 독단적 결정 주장을 반박했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