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국면 막바지에 망언 논란, 편법 대출 의혹으로 도덕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준혁 경기 수원정 당선인과 양문석 경기 안산갑 당선인이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두며 국회로 진출하게 됐다. 그러나 두 후보가 ‘완주’를 이어가는 동안 격전지의 표심이 크게 흔들려 야당 후보들이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다. 김·양 당선인은 국회 개원 후에도 민주당에 상당한 짐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여성 비하 발언 이력으로 당의 사과 권고까지 받은 김 당선인은 수원정에서 이수정 국민의힘 후보와 맞붙어 1.73%포인트 차이의 ‘신승’을 거뒀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를 구입하면서 ‘불법 대출’ 혐의를 받는 경기 안산갑의 양 당선인은 장성민 국민의힘 후보를 11.25% 포인트 차이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앞서 민주당은 선거 과정에서 이들 논란이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김 후보에게 ‘사과 권고’를 한 것 외에는 별조치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울 ‘한강 벨트’와 부산·경남 ‘낙동강 벨트’ 등에서 중도층 표심이 크게 출렁였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용산·마포갑·동작을 등 서울의 주요 격전지에서 국민의힘에 의석을 내줬다. ‘신정치 1번지’로 부상한 용산에서 공식 선거운동 출정식과 마지막 유세를 열며 공을 들였지만 권영세 국민의힘 후보의 재신임은 끝내 막지 못했다. 또 서울의 대표적 민주당 ‘텃밭’으로 노웅래 의원이 4선을 한 마포갑에서는 조정훈 국민의힘 당선인에게, 인재근 의원이 3선을 지낸 서울 도봉갑에서는 김재섭 국민의힘 당선인에게 의석을 내줬다.
민주당은 총 34석이 걸린 부산·경남에서도 4석을 차지하는 데 그쳤다. 부산에서는 3선에 성공한 전재수 의원의 북갑을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 차지가 됐다. 16석이 걸린 경남에서도 김해갑(민홍철)·김해을(김정호)·창원성산(허성무) 3곳을 제외하면 모두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됐다.
특히 부산 6곳(북갑·북을·사상·사하갑·사하을·강서)과 경남 4곳(김해갑·김해을·양산갑·양산을) 등 10석으로 이뤄진 ‘낙동강 벨트’에서는 부산 북갑만 남기고 전부 의석을 잃었다. 앞서 21대 국회 당시 총 9석이던 낙동강 벨트에서 민주당은 5석을 확보하는 데 그쳐 4개의 금배지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