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이건희 ‘밀라노 선언’ 19년 만에…디자인 비전, AI 가전에 심는다

■'밀라노 위크' 앞두고 장외전시

"디자인 갖춰야 1류" 선대회장 의지

3대 콘셉트 지향점으로 삼아 계승

디자인硏서 컬러·소재 연구 힘써

伊협업 비스포크로 '공존' 표현도

노태문 "사람 중심 철학 실천할 것"

삼성전자가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부지에 위치한 레카발레리제(Le Cavallerizze)에서 ‘공존의 미래’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 부지에 위치한 레카발레리제(Le Cavallerizze)에서 ‘공존의 미래’ 전시회를 개최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디자인 위크 2024’에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한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공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 회장이 2005년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밀라노로 불러 모아 “제품만 잘 만드는 1.5류는 디자인 감성을 겸비한 일류를 넘어설 수 없다”며 디자인 중심의 ‘밀라노 선언’을 외친 지 19년 만이다. 이번 선언으로 삼성전자의 품질 경영이 고객 만족 중심 경영으로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에서 ‘공존의 미래’라는 주제로 장외 전시를 열고 삼성의 디자인 지향점을 몰입형 미디어 아트로 표현했다. 통상 가전 신제품을 선보이는 일반적 전시회와 달리 디자인 철학을 강조한 것이 이번 전시회의 특징이다. 이 자리에 참석한 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은 “대전환을 불러오고 있는 AI 시대에 걸맞게 디자인 방향성 또한 진화시켜가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추구할 디자인 지향점으로 본질(Essential)·혁신(Innovative)·조화(Harmonious)를 내세웠다. 기능적인 측면에서 가전의 본질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혁신에 도전하며 궁극적으로 고객의 삶과 조화를 이루는 제품을 디자인하겠다는 의지다.



또한 이번 전시를 위해 이탈리아 장인들과 협업한 비스포크 제품들은 예술적 가치와 현대적 기술을 조화시킴으로써 ‘공존’의 메시지를 표현했다. 전시회를 위해 이탈리아의 프리미엄 소재 브랜드인 무티나와 알피의 장인들이 참여해 섬세한 질감을 살린 목재 패턴을 비스포크 냉장고와 에어드레서 패널에 적용했다.

관련기사



홍유진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UX팀장(부사장)은 “지금 시대를 반영하는 특징은 AI로 대표되는 변혁이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라며 “삼성전자 내에서도 디자인 팀장들이 모두 모여 AI 시대의 고객 중심 디자인을 추구하기 위한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갔고 그 결과 ‘본질·혁신·조화’라는 세 가지 키워드가 나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이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사전 공개한 디자인 전시관에서 디자인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이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사전 공개한 디자인 전시관에서 디자인 철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디자인 철학을 알릴 첫 장소로 밀라노를 택한 것은 그만큼 삼성전자의 디자인 발전사에서 밀라노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 선대 회장이 디자인 경영을 선언한 곳도 밀라노였고 밀라노 디자인연구소에서는 디자인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컬러와 소재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020년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의 ‘마레 블루’ 도어 패널,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 전시에서 선보이는 비스포크 가전제품 등이 모두 이곳에서 탄생했다.

홍 부사장은 “삼성에는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지닌 1500명 이상의 디자이너가 실시간으로 트렌드를 탐색하고 새로운 관점들을 공유한다”며 “이러한 디자인 네트워크는 TV와 가전제품 등 제품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밀라노를 중심으로 수립한 2030 디자인 비전을 AI 가전 위주로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새로운 기술이 일상에서 유용하게 사용되도록 유도하는 촉진제로서 디자인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밀라노는 전 세계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 철학이 모이는 곳”이라며 “이번에 제품이 아닌 디자인으로는 첫 소통으로, ‘2030 디자인’의 방향성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기술의 조화를 강조한 이번 전시처럼 의미 있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사람 중심의 디자인 철학을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15일 밀라노에서 사전 공개한 디자인 전시관에서 이탈리아 세라믹·목재 소재 장인과 협업한 비스포크 제품을 전시한 모습. 사진 제공=삼성전자삼성전자가 15일 밀라노에서 사전 공개한 디자인 전시관에서 이탈리아 세라믹·목재 소재 장인과 협업한 비스포크 제품을 전시한 모습. 사진 제공=삼성전자


밀라노=노우리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