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與 총선 참패 ‘네 탓’ 싸움 접고 국민 눈높이에서 쇄신에 주력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신임 대통령비서실장에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을, 대통령실 정무수석에 홍철호 전 의원을 임명하는 등 인적 쇄신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두 차례 인선 배경을 직접 설명하면서 국민·야당·언론 등과의 적극적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2022년 11월 도어스테핑을 끝낸 윤 대통령은 1년 5개월 만에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에 대해 “이 대표 이야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해서 용산 초청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다짐만으로는 ‘국민을 위해 정치하는 대통령’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4·10 총선 참패를 둘러싸고 윤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책임 논쟁이 벌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총선 직후부터 한 전 위원장을 겨냥해 책임론을 제기하더니 윤 대통령과의 회동 뒤엔 ‘윤석열 정권의 폐세자’라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이에 한 전 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맞받아쳤다. 21일에는 한 전 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한 사실이 전해져 ‘여권 내부 갈등설’이 번졌다. 이어 22일에는 한 전 위원장과 가까운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이 나서 “(윤 대통령에 대한) 인간적인 서운함이 있을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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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수습을 둘러싼 여당의 안이한 태도와 갈등도 실망스럽다. 국민의힘은 이날 당선자 총회를 열어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당내의 요구를 고사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이 다음 달 3일 차기 원내대표 선출 전까지 새 비대위원장을 지명하기로 했다. 하지만 관리형 비대위와 혁신형 비대위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여당은 겨우 개헌·탄핵 저지선을 가까스로 넘는 의석을 얻었기 때문에 국정을 안정시키고 개혁을 추진하려면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그러려면 여권 구성원 모두가 총선 참패에 대해 ‘네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고 인정하면서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이와 함께 낮은 자세로 꾸준히 소통하면서 국민 눈높이에서 국정 및 당 쇄신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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