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가 현재 미국 경제를 호황으로 평가했다. 그럼에도 연착륙 가능성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인플레이션의 고착화 우려는 물론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다이먼 CEO는 23일(현지시간) 뉴욕 이코노믹 클럽 행사에서 “미국 경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며 “심지어 우리가 경기침체에 빠지더라도 소비자들은 여전히 양호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낮은 실업률에 신규 고용이 계속 증가하고, 실질 임금 상승세로 미국 가계의 소비력이 탄탄하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연착륙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이먼 CEO는 “우리 경제는 꽤 좋은 상태에 있고 지금까지는 연착륙과 비슷한 형태의 시나리오로 흘러갈 것 처럼 보인다”면서도 “다만 나는 연착륙론에 신중한 쪽에 속한다”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미국이 당면한 경제 리스크로 인플레이션과 지정학, 미국 국가 부채 급증 문제를 꼽았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높게 지속되며 금리도 더 오래 높은 수준을 이어갈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다이먼 CEO는 특히 물가의 상승 압력만 놓고 본다면 1970년대 보다 지금이 상승 요인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봤다. 그는 “1970년대를 되돌아보면 정부 적자는 오늘 날의 절반 수준이었고 국내 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오늘날 처럼 100%가 아니라 35% 수준이었다”며 “현재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의 주요 원동력 중 하나는 재정 지출이며 부채에 기반한 경제의 단점은 인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다이먼 CEO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가 하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봤다. 그는 미국이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1970년대를 언급하며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발언은 다이먼 회장이 지난 8일 주주를 대상으로 보낸 서한에서 “2%에서 8% 또는 그 이상의 금리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는 스태그플레이션에도 대처할 것”이라고 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 경제가 강세를 보이지만 다양한 리스크로 인해 변동성도 크다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다이먼 CEO는 한때 월가를 중심으로 대통령 선거 출마 요구가 나왔던 것과 관련해 “나는 항상 대통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여러분이 나에게 기름을 부어줘야 한다”고 답해 청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