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최대 500리터 규모의 항체약물접합체(ADC) 생산 설비를 도입한다. 15개월 이내 ADC 의약품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할 수 있도록 공정도 최적화한다. 그동안 설비가 없어 경쟁사인 론자·우시바이오로직스와 달리 상업 생산을 하지 못했는데 양질의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ADC 분야에서도 ‘초격차’를 벌리겠다는 전략이다.
2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대 500리터의 대규모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ADC 전용 공장에 도입하기로 했다. 배치는 일회용과 재사용이 가능한 스테인리스 스틸 등 두 가지 옵션으로 구성돼 고객사가 원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제품 오염 위험을 최소화하고 공정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공장과 독립된 부지에 건설 중인 ADC 전용 공장은 올해 말 상업 생산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15개월 이내 고객사의 ADC 의약품이 IND를 제출할 수 있도록 공정 최적화도 진행한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페이로드, 링커의 수출입 절차를 마련하고 입고 시험을 통해 원료 품질을 확인하는 프로세스를 수립 중이다. 일반 항체의약품과 달리 ADC는 항체, 링커, 페이로드 등 다수의 원료를 동시에 접합 시설로 전달해야 하는 만큼 품질 관리와 생산 기간 단축이 중요하다. 이 외에도 작업노출기준(OED)기준을 6레벨(~5ng/m³)로 제한해 모든 고객사의 제품 수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설립 7년 만에 세계 1위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글로벌 3대 CDMO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다만 ADC 생산 설비가 없어 경쟁사인 론자·우시바이오로직스와 달리 ADC 의약품은 수주하지 못했다. 이에 독점적인 ADC 링커 및 접합 기술 보유한 스위스 ‘아라리스’와 ADC 파이프라인 보유한 ‘에임드바이오’, ADC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독자적인 인공 아미노산 기반 접합 기술 보유한 미국 ‘브릭바이오’ 등에 투자를 진행하며 기술 확보에 힘써왔다.
ADC는 항체에 세포독성 약물을 링커로 접합한 형태로 개발 및 제조 과정이 까다롭다. 대신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낮아 차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분석기관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지난해 글로벌 ADC 의약품 시장 규모가 2019년 27억달러(약 3조원)에서 2026년 248억달러(약 32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출시된 ADC 의약품은 총 8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