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고전이자 특수효과(VFX) 영화의 바이블이기도 한 ‘혹성탈출’ 시리즈의 최신작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가 더 강력한 VFX 효과로 관객을 맞이한다. 23일 내한한 영화의 특수효과 담당 한국인 제작진들은 “이제는 VFX가 조금만 이상해도 티가 나고 스토리에 몰입하지 못하더라”라며 “스토리텔링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최대한 사실적으로 만들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만난 한국인 제작진은 김승석 웨타 FX 시니어 페이셜 모델러와 순세률 웨타 FX 모션 캡처 트래커다. 웨타 FX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할리우드 VFX 스튜디오로, ‘반지의 제왕’ ‘엑스맨’ ‘아바타: 물의 길’ 등이 웨타 FX의 손을 거쳤다.
이번 영화에서 오로지 VFX로만 구현된 분량은 33분에 달한다. 인터뷰 전 진행된 시사회 및 프레젠테이션에서 함께 내한한 에릭 윈퀴스트 웨타 FX 시각효과 감독은 “총 렌더링 시간만 9억 6400만 시간이 걸렸다”며 “보다 사실적인 화면을 만날 수 있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공개된 32분 분량의 영상의 VFX 수준은 이전의 영화들과 궤를 달리 하는 수준이다. 위화감을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작품의 몰입을 높인다. 모션 캡처에서 더욱 발전한 퍼포먼스 캡처 기술이 큰 역할을 했다. 기존 기술이 신체 움직임만을 담아냈다면 새로운 기술은 표정의 자세함 등 감정까지 담아낸다. 김 모델러는 “7년 전 개봉한 전작과 비교했을 때 더 많은 기술의 발전과 표현을 느낄 수 있으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의 진보에는 한국인 제작진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김 모델러는 “저희 팀만 해도 10명 중 3명이 한국인”이라며 “한국인들의 손을 거쳐간 작품의 결과물들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순 트래커는 “한국 VFX의 수준도 ‘기생충’ 등을 보면 배경이나 건물 등을 잘 만드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기생수: 더 그레이’를 보면 크리처도 꽤 사실적으로 올라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예산이나 성공 여부를 따지기보다 시도를 많이 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는 전작의 주인공 시저가 죽고 몇 세대 뒤, 새로운 주인공 노아와 인간 소녀 노바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다음달 8일 개봉한다.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