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글로벌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이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회수 시장 위축으로 투자 가뭄이 장기화된 탓이다. 미주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모두 VC 투자가 감소한 반면 유럽과 인도는 증가하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친환경 기술(클린테크)과 인공지능(AI) 부문이 VC 거래 상위 10개 중 8개를 차지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는 2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4년 1분기 VC 투자 동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 1분기 VC 투자는 총 7520건, 759억 달러로 전 분기(9458건, 838억 달러) 대비 소폭 감소했다. 투자 규모는 2019년 2분기 이후 가장 작았고 건수로는 8년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올 1분기 VC 투자는 미주(3205건, 382억 달러)와 아태(2305건, 189억 달러) 지역에서 모두 전 분기 대비 축소된 반면 유럽(1798건, 179억 달러)에서는 증가했다. 보고서는 “스웨덴에 본사를 둔 인프라 기업 H2그린스틸이 52억 달러 조달에 성공하면서 유럽의 VC 투자 상승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태 지역 VC 투자는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로 하락했다. 아태 지역은 국가별로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는데 중국은 10억 달러 이상 대형 딜 3건이 성사됐는데도 투자는 2017년 1분기 이후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인도의 올 1분기 VC 투자는 354건, 32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규모와 건수가 각각 13%, 100% 증가했다. 일본은 전 분기와 유사한 9억 3400만 달러의 VC 투자를 유치했다.
글로벌 ‘기업형 벤처캐피털(CVC)’ 투자는 2023년 4분기 408억 달러에서 올 1분기 373억 달러로 감소했다. 미주 지역에서는 같은 기간 187억 달러에서 201억 달러로 늘었다. 미국은 빅테크가 AI 중심의 투자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전 분기 대비 18% 오른 19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일본은 AI 및 헬스케어, 자동화 기술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기조에 따른 VC 생태계 확장과 대기업 중심으로 오픈 이노베이션 니즈가 높아지면서 전 분기 대비 CVC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VC 투자 회수(엑시트) 규모는 2023년 4분기 498억 달러에서 올 1분기 307억 달러로 하락했다. 이는 2016년 4분기 이후 최저치다. 아태 지역의 투자 회수 규모는 같은 기간 339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유럽 역시 34억 달러에서 21억 달러로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전 분기 대비 125억 달러에서 186억 달러로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