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자 정부가 김 양식장을 신규 개발하고 채소·과수 등에 시행 중인 계약재배 제도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수입산 김에 대해서는 할당관세 도입을 검토해 가루김 등 국내 수요를 충족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양수산부는 25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김 수급 안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산 김 수출 증가로 인해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받쳐주지 못하면서 김 가격이 오르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다.
해수부는 올해 7월부터 2700㏊ 규모의 양식장을 신규로 개발할 방침이다. 2700㏊의 양식장에서는 김 580만 속(1속은 김 100장)이 추가로 생산될 수 있다. 7월 신규 면허를 부여하면 실제 김 생산은 이르면 올해 10~11월부터 이뤄질 전망이다. 해수부는 “2025년부터는 수급 상황을 고려해 양식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할인지원도 이어간다. 마트·온라인몰에서 진행되는 ‘대한민국 수산대전’에서는 3월에 이어 4월에도 마른김(김밥김 포함)을 의무 할인품목으로 지정해 최대 50% 할인을 지원하고 있다. 5월에도 동일하게 할인 지원을 이어간다.
채소와 과수 등에 적용 중인 계약재배 제도 도입도 검토한다. 계약재배는 생산자단체와 생산자 간에 연간 재배·출하 계약을 체결해 산지에서 자율적으로 수급을 관리하는 제도다. 계약재배가 이뤄지면 생산자들은 적정 가격을 보장받고, 공급 부족 시에는 조기 출하를, 과잉생산 시에는 출하시기와 물량을 조절해 수급을 관리할 수 있다.
양식장 재배치와 신품종 개발을 통해 공급이 줄어들지 않도록 관리한다. 밀집 상태로 양식이 이뤄져 생산성이 감소하고 있는 양식장은 적지로 재배치한다. 고수온에 강한 우수종자 등 신품종을 개발해 기후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에도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개발된 신품종은 2026년께 현장에 보급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김에 대해서는 관세를 인하한다. 물김 생산이 재개될 때까지 마른김과 조미김에 할당관세를 적용한다. 현재 마른김과 조미김의 기본관세는 각각 20%, 8%다. 우리나라는 현재 중국·일본·베트남·대만 등에서 김을 수입하고 있다. 수입산 김은 고명으로 쓰이는 가루김 용도로 주로 사용돼 가루김에 활용되는 국산 김 수요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산 물김(마른김 원료) 생산량은 이달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둘째주까지 2024년산 물김 생산량은 1억 4386만 속이다. 해수부는 “생산이 마무리되는 5월까지 집계하면 1억 5000만 속가량 생산돼 전년 대비 5% 이상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마른김 중품 10장 소매가는 1224원으로 평년(917원) 대비 33.5% 급등했다. 지난해(1011원)에 비해서도 21% 오른 가격이다. 해수부는 “김 수출 수요가 증가해 국내 재고량이 평년보다 낮게 유지되고 산지와 도매가격이 상승한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마른김 소비자 물가는 전년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조미김의 경우 가공업체의 원가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