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이 '헝가리식 저출산 해법'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 당선인은 25일 중구 한 호텔에서 서울와이어가 주최한 '인구절벽 충격에 휘말린 대한민국 경제' 포럼 기조강연에서 "(현재 청년세대가) 출산, 결혼을 하지 않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주거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국회에 가면 저출산 관련된 법안 1호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 법안을 제안하겠다"면서 "돈 준다고 아이를 낳지는 않는다. 그러나 돈 없이 저출산이 극복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나경원표 헝가리식 저출산 대책'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게 아니다. 그는 지난해 1월 대통령 직속 기구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일 때 기자간담회에서 이 아이디어를 언급했다.
헝가리는 40세 이하 자국민 부부가 아이를 낳기로 서약만 하면 정부가 먼저 최대 약 4000만원을 대출해 준다. 이어 5년 내에 자녀를 1명 출산하면 이자를 면제해 준다. 아이 4명을 낳으면 평생 세금이 면제된다. 2011년 1.23명이던 헝가리의 출산율은 2021년 1.61명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헝가리식 장려책을 우리나라 현실에 맞게 수정하여 결혼하면 초저금리로 2억원 정도를 주택자금으로 빌려주고 첫째 아이를 낳으면 이자를 깎아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일부를 탕감해주는 게 골자다.
당시 대통령실은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 이야기를 하면서 거짓말을 했다고 비판했고, 결국 나 전 의원은 부위원장직에서 해임됐다.
나 당선인은 이날 '헝가리식 대책'도 법제화 과정에서 국내 현실에 맞게 일부 보완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리 현실에서는 헝가리처럼 4000만원으로는 안 된다. GDP(국내총생산) 규모로 볼 때 2억 원 정도를 금리 1%에 20년을 대출해주자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일 당시 헝가리식 해법을 제시하니까 국정 기조하고 다르다면서 비판하는 것 중에서 돈이 많이 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20년 만기 상품을 금융기관이 만들고 정부는 시중 금리인 5%의 차액인 4%를 부담해주는 것이다. 예산 추계를 해보면 12∼16조원이 든다. 20년 후 우리 정부 예산 규모를 생각했을 때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조금 더 논의를 해봐야겠지만 (저출산 대책은) 이런 부분에서 출발하게 되는 것"이라며 "(헝가리식 제도에 대해) 여론조사를 해보니 40대를 빼고 다 찬성했다"라고도 말했다.
나 당선인은 이밖에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으로 인구가족부를 신설하거나 현재의 여성가족부를 저출산고령사회위와 합쳐 인구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가능하다고 밝혔다.